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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연말 인사 키워드는…지주 연임, 은행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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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연말 인사 키워드는…지주 연임, 은행 교체

지주 수장은 내부출신, 은행은 임직원 교체 드라이브
디지털 활용 강화 목적으로 젊은 임원 대거 등판

4대 금융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를 완료한 가운데, 주요 계열사인 은행은 고강도 인적 쇄신을 통해 ‘뉴 페이스’를 요직에 앉혔다. 왼쪽부터 시계 순으로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금융 그룹. 사진=각 사 이미지 확대보기
4대 금융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를 완료한 가운데, 주요 계열사인 은행은 고강도 인적 쇄신을 통해 ‘뉴 페이스’를 요직에 앉혔다. 왼쪽부터 시계 순으로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금융 그룹. 사진=각 사
우리나라 정치, 경제 불확실성 확산 속 4대 금융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를 완료했다. 지주사는 유임이나 내부 출신의 인사이동으로 경영 지속성을 높였고, 주요 계열사인 은행은 고강도 인적 쇄신을 통해 ‘뉴 페이스’를 요직에 앉혔다.

KB국민·하나·우리 3개 은행은 신규 행장을 선임하면서 안정보다 새 도약에 힘을 실었다. 신한은행도 정상혁 은행장이 연임했지만, 임원 14명 중 9명을 교체하는 등 쇄신을 단행해 변화를 꿰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은 2025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완료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진용을 갖췄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금융그룹이 지주 수장은 내부 출신을 기용, 은행은 임원, 조직 교체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우선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신설 글로벌부문장, 이창권 KB국민카드를 디지털부문장에 각각 선임하면서 내부 출신의 ‘투 톱’ 체제를 완성했다. 이환주 현 KB라이프 대표가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올라서면서 이 행장의 거취가 불명확했었는데, 그의 경영능력으로 지주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해외 도약까지 노력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계열사인 은행의 경우 신규 경영진 21명 중 20명을 70년대생으로 등용하고 80년생 임원을 신규 발탁하는 등 변화를 꿰찼다. 특히 AI·디지털 관련 조직의 경우 LG·NC소프트 등 외부 출신 인물을 영입하면서 AI 활용도를 본격적으로 다변화하려는 눈치다.

하나금융그룹은 내년 3월 회장 레이스를 앞둔 만큼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함영주 현 회장과 이승열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 등 내부 출신 3인과 외부 출신 2인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시너지, 미래성장, 글로벌·ESG 부문을 하나금융의 핵심 사업으로 삼고 강성묵·이승열·이은형 부회장을 각 부문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이호성 현 하나카드 대표가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이 하나카드 신임 대표로 추천한 동태로 미루어 봤을 때 최고경영자(CEO)직은 내부 출신들이 전략적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의 인사는 본부 대표가 부행장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인물 교체보다는 조직 재편에 방점을 뒀는데, ‘하나더넥스트본부’, ‘소호사업부’ 등 신상품 개발·판매를 위한 본부를 신설하거나 디지털혁신그룹·손님관리시스템부 등 기존 그룹을 확대 개편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여파로 재무·전략 부문 부사장 등 수장의 연임을 택했다. 다만 은행의 경우, 정진완 차기 후보가 부행장급 임원을 기존 23명에서 18명으로 줄이고 기본 부행장의 절반 수준인 11명을 내보내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이뤘다. 경영지원과 브랜드 부문에는 70년생 부서장을 상무급 임원으로 승진시켜 젊은 피를 수혈했다.

디지털조직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WON뱅킹사업본부’ 확대를 위해 WON뱅킹사업부, 마이데이터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배치하는 등 몸집을 키웠다.

신한금융그룹도 지주사의 경우 기존 경영진 대부분을 유임시켜 변화의 폭이 작았다. 다만 은행은 연임에 성공한 정상혁 행장이 임원 14명 중 9명을 교체하는 등 쇄신을 단행했다. 70년대생 젊은 임원도 6명이나 기용됐는데, 이중 디지털 부문과 관련된 최혁재 신설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 상무와 소영신 정보보호본부 상무는 각 70년생, 71년생이다.

신한은행은 플랫폼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조직개편도 시행했다. 새로 설치된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에 플랫폼영업부를 아래에 두면서 디지털 금융과 영업의 성격을 합쳤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타 업종 대비 비교적 보수적인 금융권도 시대 흐름에 발맞춰 혁신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고강도 인사가 이뤄진 만큼, 임직원은 각자 위치에 신속히 자리 잡아 내년 업무 추진에 무리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