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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스코어㉘ SBI저축은행] PF한파 이상無…명실상부 ‘1등’ 서민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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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스코어㉘ SBI저축은행] PF한파 이상無…명실상부 ‘1등’ 서민금융

자기자본 1조8000억 원, 총자산 점유율 12.2% ‘압도적’
업계 ‘적자’ 고전에도 불구 거의 유일하게 순이익 달성
가계신용대출·사업자모기지론發 ‘대손부담’도
향후 차주 상환능력·실물경기 회복 등 경영성과 관건

기업정보를 보고 싶지만, 시간에 쫓겨 일일이 찾아볼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매주 월요일자에 ‘GE스코어’(Global Economic score)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경영성과와 핵심지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보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중요한 수익성과 안정성, 건전성 등 기초체력도 꼼꼼히 분석했습니다. 경영자와 소비자, 투자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알찬 정보가 되길 기대합니다.

SBI저축은행이 업계 PF부실화 여파에도 불구하고, 매우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나타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SBI저축은행이 업계 PF부실화 여파에도 불구하고, 매우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나타냈다. 사진=연합뉴스
SBI저축은행은 지난 1971년 10월 설립했다. 2008년과 2009년 각각 중부상호저축은행, 예한울상호저축은행을 사들여 덩치를 키웠다. 2013년 3월 일본 SBI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해 2013년 9월 상호를 주식회사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서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이후 2014년 10월 SBI2저축은행과 SBI3저축은행, SBI4저축은행을 흡수합병해 현재 외형을 갖췄다. 운영 중인 지점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지점을 포함해 총 20개의 지점이다. 2023년 말 기준 자기자본 1조8000억 원, 총자산 점유율은 12.2%로 압도적인 업계 1위다. 대출금과 예수금 점유율만 무려 11.8%, 12.2%에 달한다.

■업계 PF난에서 ‘생존’

저축은행 업계는 작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일년 내내 적자에 시달렸다. 그러나 SBI저축은행은 굉장히 선방한 성적표를 냈다. SBI저축은행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32억 원이다. 전년동기대비 14.6% 감소했지만, 지난해 저축은행 전체 79개사 중 절반 이상이 적자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우수한 성과다.
리스크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며 추가적인 부담을 줄였고, 부실채권도 적극적으로 매각해 건전성을 개선했다. 작년 3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이 매각한 대출채권 규모는 주적 4260억 원에 달한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이자수익은 소폭 줄었다. 건전성도 당연히 양호하다.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6.88%로 전년동기대비 2.34%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6.34%로 1분기 6.97%, 2분기 6.83%에서 개선하는 추세다. 연체율 역시 4.69%를 기록해 전년동기(4.76%) 대비 0.07%p 떨어졌다.

■서민금융시장 ‘절대강자’

SBI저축은행은 개인신용대출 부문의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사업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작년부터 가계신용대출·사업자모기지론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 2024년 6월 말 기준 총여신은 11조 원으로, 지난 2022년 말 대비 19% 감소했다.

영업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신용대출이 장기 고정금리인데, 조달금리는 단기라서 금리변동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익구조다. 금리 수준이 2020년과 2021년 대비 상승하면서 안정성이 저하했다는 평가다. 특히 가계신용대출과 사업자모기지론의 대손부담이 여전히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의 실질적인 건전성이 지표 대비 열악하다는 진단도 있다. 포트폴리오의 70%를 차지하는 가계신용대출과 사업자모기지론에서 부실화가 진행한 영향이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022년 말 2.0%에서 두 배 이상 악화했고, NPL비율도 2.6%에서 거의 세 배 가까이 높아졌다.

물론 가계신용대출의 경우 연체율 상승 폭이 업계 대비해서는 낮다. 다만 대출채권 상·매각 규모가 과거보다 대폭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취약 차주 비중, 연체율 등을 고려했을 때 과거보다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차주의 상환능력이 실물경기에 매우 민감한 만큼 국내 경기회복과 건전성, 자본완충력 관리가 향후 성적표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