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기 3.28%, 1년 새 0.68%p 이상 빠져
PF 부실화·경기침체로 자금 운용 ‘보수적’ 전환
건전성 관리 ‘최우선’…수신 유인 찾기 어렵다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 예금(수신)금리가 고작 0.1%포인트(p) 차이로 좁혀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대출 연체율 악화로 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전환한 탓이다. 아울러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 경쟁이 잦아든 영향도 있다. 특히 2금융권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인 만큼, 당분간 고금리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다.PF 부실화·경기침체로 자금 운용 ‘보수적’ 전환
건전성 관리 ‘최우선’…수신 유인 찾기 어렵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국내 저축은행 79개사의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28%로 집계됐다. 작년 1월 초 3.96%와 비교해 1년 새 0.68%p 이상 빠졌다. 현재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3.19%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2금융권 간 금리격차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저축은행이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배경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라서다. 저축은행은 수신을 유치해 대출을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까지 경기침체로 인한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대출을 발생시킬 유인이 적어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 평균 연체율은 8.73%로 직전 분기보다 0.37%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79곳 중 36곳이 연체율이 10%를 넘겼다. 저축은행 업계는 PF 부실 등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채권을 매각하면서 건전성 개선에 몰두하는 상황이다. 최근 안국과 라온 등 저축은행 두 곳이 금융당국으로부터 6개월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적극적인 영업 확대보다는 부실 PF 사업장 정리가 업계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정책 기대감마저 사라졌다. 저축은행에서는 올해부터 금융회사당 5000만 원인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 원으로 높아진다. 앞서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을 갖춘 2금융권으로 자금쏠림을 기대하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금리격차 축소와 건전성 우려로 인해 신규 자금 유치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영업을 축소하면서 불똥은 카드사로 확산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작년 11월 말 기준 42조545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을 거절당한 차주들이 쉽고 편한 카드사로 몰린 셈이다.
카드론은 별도의 심사 절차가 없는 대표적인 급전 창구다. 카드사에서도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악화한 본업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카드론 영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건전성 이슈가 아직 끝난 게 아닌 만큼, 적극적인 영업 확대보다는 건전성 관리 중심의 경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