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올라 '손해'인데도
인뱅에 치이고 제4인뱅 올라오니
"울며 겨자먹기식" 고객 유치
지방은행들이 금리 인하기를 맞이하고도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과 격차가 큰 상황에서 치고 올라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제4인뱅’ 출범 소식에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뱅에 치이고 제4인뱅 올라오니
"울며 겨자먹기식" 고객 유치
2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적금(정액적립식) 중 연 최고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광주은행(4.70%)이며, BNK경남은행(4.60%)이 그 뒤를 이었다.
24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연 최고금리도 전북은행이 3.20%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대구은행)가 3.08~3.18% 뒤를 이었다.
은행권 전반은 고금리 상품 특별판매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연속 내린 데다 올해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밝히면서 시장금리 역시 내림세이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기에 수신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조달 비용이 상승해 은행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어려워진 영업 환경 속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국신용평가의 지난해 말 은행별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은행 4곳의 전국 기준 여수신 점유 비중은 경남은행 1%대, 광주은행 1%대, 부산은행 2,0~2,5%, 전북은행 0.6~0.7%으로, 이들의 점유율 합계는 대출금 점유율(14.3%)과 예수금 점유율(16.3%)에서 각각 국내 1위를 차지 중인 KB국민은행 한 곳에도 못 미쳤다.
이런 가운데 지방은행은 인뱅에 마저 밀리는 모습이다. 지방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최근 3년간 20조원대를 유지했는데, 이는 40조원대인 인뱅 잔액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인뱅 출범 초기인 2021년 3분기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하면 언제든지 입출금 가능한 유동성 자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가계대출 수요도 인뱅보다 경쟁력이 약화했다. 은행의 주 수입원인 가계대출 잔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iM뱅크와 지방은행 5곳의 합산 잔액은 69조4366억원으로 인뱅 3곳 68조9254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갔지만, 3분기 인뱅(69조5098억원)이 지방은행(69조4466억원)을 추월했다.
여기에 제4인뱅 출범 변수까지 생겼다. 제4인뱅 설립을 추진하는 6개 컨소시엄이 출범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최근 ‘네이버 클라우드’도 ‘유뱅크’ 컨소시엄에 합류하기로 밝히며 자금 조달력을 높이고 있다. 지방은행의 실질적인 새로운 먹거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고객 충성도와 생존전략이 약화한 현 상황에서 수익성마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해 지방은행 부양을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등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