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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KB, 가상자산시장 확대… 2030에 가까이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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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KB, 가상자산시장 확대… 2030에 가까이 다가선다

빗썸과 계좌제휴… '상부상조' 윈윈 이끌어
'친가상자산' 트럼프 취임에 국내 규제완화 기대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입출금계좌 제휴은행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양 사에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창구.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입출금계좌 제휴은행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양 사에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창구.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최근 입출금계좌 제휴은행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양 사 시너지가 기대된다. 빗썸은 KB국민은행의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기반으로 영업 행보를 이어갈 수 있고, KB국민은행은 빗썸이 보유 중인 2030 고객을 모셔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개시되면서 우리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법인계좌 등 규제완화 나서고 있어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3월 24일 업비트 주거래은행으로 거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20일부터 빗썸에 계좌 연결 사전등록을 시작했다.

당초 빗썸의 직전 거래은행은 NH농협은행이었다. 다만 농협은행의 주요고객이 고연령층 위주로 분포돼있는 데다 최초 이체 액수가 100만원으로 한정돼 있어 소비자 불편이 제기되면서 주거래은행 교체 필요성이 불거졌었다.
이에 빗썸은 국민은행과 새롭게 제휴를 맺었다. 당초 2030 젊은 고객을 늘리려던 국민은행과 빗썸 모두에게 적절한 만남이라는 평이다. 국민은행은 최근까지도 청소년·청년 대상 사회공헌 사업이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젊은 층 모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만 14~18세 전용 서비스까지 출시해 미래 고객 확보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확대도 기대된다. 은행은 자유롭게 입출금 가능한 요구불예금을 많이 보유할수록 비용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유리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예수금 중 저원가성 핵심예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과 기업자금예금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합계 27.3%로 안정적인 규모인데, 빗썸과의 거래가 공식 시작하면 대거 ‘머니무브’가 일어나 저원가성 예금을 더 비축할 수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계좌 개설은 계좌 연결 사전등록이 시작된 지난 셋째 주 5만5000여 건으로 평소의 세 배 규모로 집계됐다.

아울러 빗썸은 국민은행의 충분한 원화예수금을 바탕으로 건전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가상자산 시세 변동으로 고객이 빗썸 예치금을 대거 인출할 경우 은행에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제휴 중인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예치금이 전체 예수금의 20%에 달해 건전성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국민은행은 상황이 다르다. 은행의 지난해 원화예수금 누적액을 살펴보면 1분기 355조7145억원에서 2분기 354조1152억원으로 소폭 내렸지만, 3분기 360조8505억원으로 반등했다. 3분기 기준 9327억원 수준인 빗썸 예치금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가상자산을 둘러싼 국내외 호재도 양 사 제휴에 시너지를 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에 앞서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천명,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사들을 행정부에 앉혔다. 특히 밈(meme)코인 시가총액 1위인 ‘도지(DOGE)코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행정부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자리했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의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단계적 허용’ 검토와 관련,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가상자산위원회 내용에서 법인계좌 허용 부분이 빠졌으나 (시행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며 “‘스테이블 코인’(법정화폐 연동 코인)이나 가상자산 1단계 입법에서 반영되지 못했던 부분도 기존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투자자가 법인에까지 확대된다면 법인 고객을 상당수 확보 중인 국민은행과 제휴는 분명한 호재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72조4000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중 가장 많았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