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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기 '단기예금 이자가 더 높네'… 목돈 짧게 굴리기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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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기 '단기예금 이자가 더 높네'… 목돈 짧게 굴리기 성행

5대 은행 6개월 만기 예금금리 연 3.00~3.10%
은행채 금리 웃돌아…24·36개월 상품 2%대 '뚝'
금리 하락기·요구불예금 감소 등 조달비용 감축 의도
서울 시내에 있는 각 은행 현금자동입출금(ATM) 기기.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에 있는 각 은행 현금자동입출금(ATM) 기기. 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이 금리 인하기를 맞아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는 가운데 단기 수신 상품에 대한 이자율이 더 높아 눈길을 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00~3.10%로 24개월 이상 상품보다 이자율이 높다.

은행은 단기 수신상품 판매 시 적은 비용으로 고객 유치를 할 수 있고, 유동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단기 목돈을 위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00~3.10%로 형성됐다. 통상 1년 이하 만기 예금금리 결정 기준인 1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평균 금리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 금리는 지난 4일 기준 2.849%로 집계됐다.

같은 조건의 24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50~2.95%, 36개월 만기 상품은 2.50~2.90%로 더 낮았다.
6개월 적금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 가운데 만기가 짧을수록 최고금리를 더 높게 제공하는 사례도 파악됐다. 국민은행은 6개월 만기 ‘특별한 적금’의 최고금리를 연 6.00% 제공하지만, 24개월 ‘맑은하늘적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연 3.45% 수준이다. 농협은행도 6개월 납입 ‘미니적금’으로 최고 연 4.40%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데 반해 24개월 만기 ‘초록세상적금’의 최고금리는 연 3.65%에 그쳤다.

이처럼 만기가 긴 수신상품보다 단기 상품 금리가 높아지는 현상은 지난해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시장금리도 떨어진 영향이다. 올해도 금리 하락기가 예고된 상태에서, 은행권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수신상품의 만기를 길게 가져간다면 더 많은 조달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 감소도 은행권이 조달비용 감축에 신경쓰는 요소가 됐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27조4076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8268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은행 여신 자금 조달의 주요 밑천인데, 이 금액이 빠져나가면 조달비용이 늘어 순이자마진(NIM)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아울러 소비자는 예·적금에 묶인 돈을 빠르게 회수해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 잔액 감소는 자금이 투자처로 이동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수신상품 잔여 고객 역시 최근 미국발 관세 전쟁과 국내 정치 리스크 등 불확실성에 신속하게 대처하고자 유동성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짧은 만기에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6개월과 1년 만기에 대한 기본금리가 각각 연 3.05%, 3.0%로 차이난다.

지방은행도 비슷한 행보다. 광주은행 ‘The플러스예금’은 6개월 만기에 연 3.1%, 1년 만기에 연 3.0% 기본금리를 제공한다. 전북은행도 새해 특별판매 예금으로 6개월에 최고금리 연 3.2%를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