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불안·정치 리스크·부동산 PF 여진 이어져
불확실성 따른 대출부실 우려에 충당금 적립
4분기 전입액 크게 증가하기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대출 부실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환율 불안, 국내 정치 리스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진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불확실성 따른 대출부실 우려에 충당금 적립
4분기 전입액 크게 증가하기도
대출 추가 부실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금융사 건전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최대실적 속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대출 부실에 대비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2024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총 16조4205억원이다.
지난해 순이익을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 5조782억원, 신한금융 4조5175억원, 하나금융 3조7388억원, 우리금융 3조860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0.5%, 3.4%, 9.3%, 23.1%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호실적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이 견인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41조8760억원, 10조939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3.1%(1조2548억원), 4.2%(4443억원)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이 한몫했다.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34조3654억원에 달한다.
다만 자산 부실에 대비해 미리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고 쌓아두는 자금인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금융지주마다 차이가 났다. 지난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뿐 아니라 미국 정권 교체에 앞선 환율 변동과 국내 정치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견뎌야 했던 시기라 금융사 건전성 관리가 요구됐다.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50.9%로 양호했다. 한화오션으로부터 2042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환입한 덕이다. 그럼에도 대손비용으로 전년보다 큰 규모인 5650억원을 소요했다.
기업대출 부실이 우려된다는 것이 전문가 관측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상·매각전 실질 연체 순증액이 5300억 원까지 늘어나는 등 기업대출 부문에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연간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99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감소했다.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인식에도 전년도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연간 대손비용률은 0.47%로 전년 대비 0.1%(포인트)p 개선됐다. 다만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했던 4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602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9.6%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직전 연도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지난해 4분기에는 이보다 작은 규모로 비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추가 충당금 적립을 했다는 전언이다. 소요 대손비용은 연간 1조7163억원이다.
하나금융 연간 427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대손비용률은 지난해 말 기준 0.29%로 전년 대비 0.11%p 개선됐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