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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이익' 금융권, 고용은 감소… 5년간 임직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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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이익' 금융권, 고용은 감소… 5년간 임직원 줄어

2019~2023년 연평균 임직원 증가율 ‘–0.86%’
매년 역대급 실적에도 신규고용 창출은 ‘외면’
디지털·인사적체·비용 효율화 등으로 인력수요 줄어
금융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도 신규 채용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융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도 신규 채용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금융권이 최근 5년 고용 인원은 되레 뒷걸음질하고 있다. 인사적체 해소, 인력구조 효율화 등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만, 신규 채용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채용 수요마저 줄어 가뜩이나 바늘구멍인 금융권 취업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은행과 생명·손해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1·2금융권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2019~2023년) ‘연평균 임직원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 –0.86%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말 기준 금융권 임직원 수는 17만8848명으로 2019년(18만6782명) 이후로 꾸준히 감소세다.

금융권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성과급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으로 고용은 줄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16조4205억원으로 전년(14조8908억원)보다 약 10% 늘었다. 기존 최대였던 2022년(15조4904억원)보다 9000억원가량 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2061명이 희망퇴직했는데, 신규 채용은 1320명에 그쳤다. 신규 채용 규모도 2022년(600명) 이후 2023년 420명, 2024년 300명으로 인원이 줄고 있다. 금융권은 희망퇴직을 통해 딱 퇴직한 만큼만 채용하다 보니 전반적인 ‘고용의 양’이 늘지 않고 있다.

지난 3년간 1107명을 희망퇴직으로 정리한 신한은행은 이 기간 비슷한 규모의 1280명을 신규 채용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1185명, 1127명을 내보내고 1160명, 1103명을 새로 뽑았다.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사 사정도 비슷하다. 손해보험사들은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KB손해보험은 45세 이상 및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메리츠화재도 희망퇴직을 통해 임직원 무려 200여 명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해보험과 현대해상, 흥국생명, KDB생명도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들을 정리했다.

이 밖에 ‘불황형 흑자’라고 얘기하는 카드사들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직원들 정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카드사는 전체 8곳 중 4곳에 이른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정규직 입사 후 10년 이상 재직한 1969~1970년생 일반 직원과 1971년생 이후 출생한 부서장급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고, KB국민카드는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신한카드 역시 1968~1974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60여 명이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카드도 얼마 전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 중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산업이 과거 대비 인력 의존도가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 업황 악화, 비용·조직 효율화 등이 채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