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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분쟁 해소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재추진 기대… M&A 큰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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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분쟁 해소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재추진 기대… M&A 큰손되나

선행조건 일부 충족 평가…보험 포트폴리오 강화 ‘청신호’
분쟁 종결 이후 코스피 상장 착수할 듯…기업가치만 5조 원
지주전환 시 투자여력 확대…롯데손보 등 매물 적체 해소
신창재 회장과 FI분쟁이 일부 해소하면서 지주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회장). 사진=교보생명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신창재 회장과 FI분쟁이 일부 해소하면서 지주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회장). 사진=교보생명 제공.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일부 재무적투자자(FI)와 분쟁을 해소하면서 숙원인 지주전환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교보생명이 지주전환에 성공하면 사업 다각화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미 다양한 보험 매물 인수에 나선 바 있는 교보생명은 현재 손해보험사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11일 보험업계 따르면 신창재 회장은 어펄마캐피탈에 이어 조만간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최근까지 FI들과 ‘풋옵션 분쟁’(특정 가격으로 장래에 주식을 팔 권리)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인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의 지분 5.33%를 사들이는 데 합의를 마쳤다.

신 회장이 풋옵션 분쟁을 겪는 배경은 지난 2012년 시작됐다. 당시 어피너티는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매입하면서 신 의장과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2015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피너티 측이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신 의장 측에 매도할 수 있다고 정했다.
그러나 교보생명의 IPO는 불발됐고, 어피너티는 2018년 주당 가격 41만 원, 어펄마캐피탈은 39만7900원에 풋옵션을 행사하며 신 회장을 상대로 1·2차 국제 중재 소송을 이어왔다. 다만 어펄마 측과 가격 절충에 성공하면서 어피너티와 협상도 탄력받을 거란 기대가 커진다.

교보생명이 FI와 분쟁 해소를 통해 얻는 실익은 굉장히 많다. 당장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예비 대어로 급부상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 측에 예비상장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거절 당했다.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상장하기 위해 다른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주주 간 분쟁이 우선 해결되지 않으면 주식시장 입성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교보생명의 기업가치는 약 5조 원대로 알려졌다. 어피너티와의 분쟁까지 마무리하면 곧장 상장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교보생명이 최종 목표는 지주전환이다. 저출산 등 인구감소로 인해 생명보험업의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보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다양한 계열사 인수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설립에 성공하면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최초다. 교보생명의 인적 분할을 통해 교보생명이 보유한 자회사 주식 및 현금 등을 분할해 금융지주사를 신설하고, 기존 교보생명 주주에게는 신설 금융지주사의 신주를 교부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어 교보생명을 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지주전환 이후 투자 여력이 확대하면서 손해보험사 인수에 나설 수 가능성도 높다. 교보생명은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가 절실하다. 앞서 교보생명은 MG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 등 다양한 매물에 대해 인수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손보사중 현재 잠재매물 후보군은 롯데손보와 MG손보, 악사손보 등이 원매자를 찾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어펄마와 어피너티 모두 요구했던 조건이 비슷한데, 어쨌든 요구했던 가격보다 절충하다 보니 일각에서 최종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제시하는 것 같다”면서 “지주전환을 위해 분쟁 해소가 필요했던 만큼, 어느정도 불확실성이 걷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