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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자사주 매입·소각 1조7000억… 밸류업 효과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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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자사주 매입·소각 1조7000억… 밸류업 효과 극대화

0.4~0.5%대 저평가된 주가순자산비율
'1배' 달성 전까진 자사주 매입 확대 목표
16조원 '역대 최대' 순익 달성에
주주환원율 높이려 매입 규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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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KB, 신한, 우리, 하나금융 그룹.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순이익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1조70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고했다. 기업가치를 실질적으로 제고(밸류업)하기 위해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에 방점을 찍고 주가순자산비율(PBR) 목표치 달성에 다가서겠다는 목표다. 금융지주 경영진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과 밸류업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밝힌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각각 5200억원, 5000억원, 4000억원, 1500억원이다. 이 중 신한금융이 지난달 취득 완료한 자사주(1500억원)를 포함하면 올해 4대 지주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총 1조7200억원이다.

이 같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오랜 기간 이어진 PBR 저평가 흐름을 쇄신하기 위해서다. PBR은 한 주당 자산가치를 주가로 나눈 수치로, 통상 PBR이 1배보다 낮으면 해당 주가 수준이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금융지주별 이날 기준 PBR을 살펴보면 KB금융 0.54, 신한지주 0.46, 하나금융 0.44, 우리금융 0.41 순이다. KB금융 1배, 신한·하나금융 0.8~1배, 우리금융 0.8배 등 지주별 타깃을 절반 가까이 밑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주주환원율 확대 목적도 내포됐다. 주주환원율은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비용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16조원이 넘는 순익을 실현한 4대 지주가 환원 여력을 높이려면 분모 값(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 지주별 지난해 순이익은 KB금융 5조782억원, 신한지주 4조5175억원, 하나금융 3조7388억원, 우리금융 3조860억원이다.

이들 지주는 대체로 PBR 1배 초과 달성 전까진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늘리는 편이 유리하게 작용하겠다고 판단했다. KB금융은 PBR 1배 달성 전까지 매년 100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신한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5000만 주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도 PBR 1배를 초과한 후에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줄일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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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이민지 기자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주주환원책은 대규모로 진행된다. KB금융은 올해 1조76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계획했다.

신한금융도 주주환원 규모로 1조7500억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이 지난달 처리 완료한 자사주 1500억원과 향후 목표 매입치(5000억원)를 합치면 총 6500억원의 매입·소각이 이뤄질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CET1 비율 12.5% 조기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최정욱 하나금융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지난해 4분기 CET1 비율은 12.0%를 상회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에 따라 투심도 크게 개선, 동양·ABL 생명 인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 또한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배당금을 점진적으로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을 고정하고 분기 균등 현금배당도 시행한다.

한편 금융그룹 경영진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앞서 KB금융 경영진 25명은 지난 11일 자사주 총 2만 주를 매입한 바 있다. 그룹 경영진이 동시에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