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항공기 지연 등 도입…향후 고도화 시 ‘자연재해’ 적용
손보업계, 기상청 등과 협업해 기후 리스크 모델 개발 한창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보험금 수령…美日 등 이미 활성화
손보업계, 기상청 등과 협업해 기후 리스크 모델 개발 한창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보험금 수령…美日 등 이미 활성화

18일 보험업계 따르면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지수형 보험’ 개발이 한창이다. KB손해보험이 임의의 데이터를 가공해 어떤 보험에 적용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화재는 이미 우리나라 최초로 항공기 지연 보험 특약을 출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수형 보험은 사고 발생 시 사전에 정한 ‘지수’(Index)나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파생금융상품과 유사해 보이지만 미래 시점의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 실현을 주목적으로 하고 물리적 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파생금융상품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지수형 보험은 우리나라에서나 낯설지 해외에서는 이미 개발이 활발한 상품이다. 특히 자연재해나 기후 변화 등에 따른 피해에 빠르게 대응하고 복구하기 위해 주요국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특히 자연재해·기후 문제 등과 관련한 데이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객관적인 지표를 기반으로 신속한 보상이 가능해졌다.
일본 역시 진도 6 이상의 지진 발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소액단기보험을 운영 중이다. 가입에서 보험금 수령까지 메신저 플랫폼인 LINE을 통해 간편히 처리할 수 있다.
기존 실손형 보험은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여러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지수형 보험은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투명한 보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수형 보험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들을 정교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연재해별 위험도 및 예상 손실 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날씨 정보를 기반으로 재해 위험 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DB손해보험은 재해 시나리오 분석을 통한 리스크 파급 경로와 기상청 빅데이터 활용해 자연재해 위험 분석 체계를 구축했다. 이밖에 현대해상도 국내 자연환경 및 경제변수와 탄소중립 정책에 기반한 기후 시나리오 방법론 도출을 위한 연구 진행중이고, 메리츠화재는 영향 중대성과 재무 중대성 등 ‘이중 중대성’ 평가를 바탕으로 핵심 ESG 이슈를 식별하고 있다.
안혜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매년 증가하므로 보험상품 다양화, 투자자산 다각화, 기후변화 예측 모델 개발 등을 통한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내에 맞는 기후변화 정보 확보를 위해 기상청 및 테크기업과 협업이 필요하고 단순히 손실을 보상하는 것 외에 기후 리스크의 정확한 분석, 예방적 리스크 관리, 기후변화 저감을 위한 탈탄소화 투자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