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카카오 등 주요 4개사 1500억대 ‘적자’ 지속
비대면 중심 영업채널·인바운드 영업 전략 한계
설계사 늘리고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 판매 시도
비대면 중심 영업채널·인바운드 영업 전략 한계
설계사 늘리고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 판매 시도

전문가들은 위험보장 공백을 완화하고 디지털 판매채널을 활성화 역할을 하기 위해 디지털 보험사의 수익성을 높여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1일 보험업계 따르면 디지털 보험사들이 수익 부진이 지속되자 대면 영업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캐롯·신한EZ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주요 디지털 보험사 4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574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전년(-1425억 원) 대비 감소하기는커녕 100억 원 이상 악화했다.
회사별로는 보면 캐롯손보 –662억 원, 카카오손보 -482억 원, 신한EZ손보 –174억 원, 교보라플 –256억 원 순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하나손보의 경우 –280억 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손실 규모는 전년(-879억 원)보다 600억 원 이상 대폭 줄였다.
디지털 보험사들이 보험시장에서 고전하는 배경은 비대면 중심 영업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작년 생명보험 상품 대부분은 보험설계사를 통해 대면으로 판매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의 대면채널 초회보험료는 18조47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억6084억 원 대비 35.8% 급증했다.
반면 인터넷으로 보험을 계약하는 온라인채널(CM)의 초회보험료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CM채널 초회보험료는 9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87억 원 대비 33.6% 감소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무색하게 보험업계 타 금융권과 비교해 아직도 오프라인 시장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그나마 디지털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과 해외여행자보험, 골프보험 등 각종 미니보험 등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지만, 생보사들은 상품 판매도 제한적이다.
일부 보험사들은 아예 대면 영업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나손보가 적자 폭을 축소할 수 있었던 배경도 대면영업 채널을 확대한 덕이다. 하나손보는 작년 3분기 기준 전속설계사 252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면 모집 수입보험료(588억8500만 원)가 CM(474억4600만 원)보다 많다.
나머지 디지털 보험사들도 종합보험사들의 영역인 장기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단기·미니보험 상품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가입 편의성은 크지만, 수익성이 낮은 만큼 장기보험 진출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작년부터 영유아 및 초·중학생을 겨냥한 어린이 전용 보험을 출시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 중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EZ손해보험에 대해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 장기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과 편의성은 좋은 편이지만, 고객이 직접 찾아와야 하는 인바운드 영업의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장기보험과 대면 영업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보험사들이 대면 영업 중심의 보험시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요구한다. 보험연구원 앞서 발간한 ‘국내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동향’을 통해 “디지털 판매채널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규모거나 위험 노출이 낮은 회사가 수익성을 높여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