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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14년 만에 ‘큰 장’] 당국 M&A 규제완화…최대 20개사 매물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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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14년 만에 ‘큰 장’] 당국 M&A 규제완화…최대 20개사 매물 ‘타깃’

금융위원회, 신속한 시장 ‘자율 구조조정’ 유도
향후 건전성 악화 포함하면 더 늘어날 수도
부동산 PF 원인…부실채권 매각해 리스크는 완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규제완화로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거론되는 매물이 최대 20개사에 이를 거란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건전성이 대폭 악화된 저축은행 업권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인수합병(M&A) 기준을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특히 M&A 기준을 대폭 낮추면서 잠재 매물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저축은행이 많아졌다.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매물을 찾기 위한 원매자 간 저울질이 가속되고 있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M&A 규제 완화 이후 잠재 매물을 포함한 매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저축은행은 20개사 정도가 거론된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JT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CK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우리저축은행, DH저축은행, 대아상호저축은행, 대원상호저축은행 14개사다.

애큐온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OSB저축은행 5개의 경우 당장 매각 가능성은 없지만, 현재 아슬아슬한 건전성 때문에 잠재적인 매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은 M&A 기준이 완화되는 2년 새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기준이 1%포인트(p) 하락하면 ‘그레이 존’(우려)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신속한 시장 자율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M&A 허용 대상 저축은행 범위를 확대했다. 부실 저축은행 기준을 현재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최근 2년 이내 자산건전성 계량지표 4등급 이하’로 BIS 비율 기준도 ‘9% 이하’에서 ‘11% 이하’로 바꿨다. 앞선 저축은행 명단은 이 기준을 충족하거나 충족할 우려가 있는 저축은행들이다.

이미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업계 2위 OK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OK금융그룹이 인수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페퍼 저축은행은 지난 1월 경영실태 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을 받아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됐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그레이 존 외 다른 조건까지 고려하면 M&A 대상에 오를 저축은행은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저축은행은 조금만 문제가 발생해도 건전성이 대폭 악화되는 만큼 향후 매물이 더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배경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가 주된 원인이다. 저축은행은 2018년부터 PF 대출을 늘렸으나, 2022년 ‘레고랜드 사태’를 시작으로 PF 시장이 경색된 데다 부동산 경기마저 둔화하면서 부실이 발생했다.

저축은행은 경·공매와 공동펀드 조성을 통해 부실 채권을 매각했고,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는 2022년 말 26조원에서 지난해 말 13조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