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매출 신장 및 소비자 충성도 제고 ‘톡톡’
車 가격 일부 유예 ‘잔가 보장형’ 현지인 반응 폭발
글로벌 자산 163조 원 돌파…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車 가격 일부 유예 ‘잔가 보장형’ 현지인 반응 폭발
글로벌 자산 163조 원 돌파…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와 기아의 전속 금융사로서 영국과 중국, 독일, 캐나다, 브라질 등 전 세계 곳곳에 현지 판매법인과 금융제휴사 간 자문을 제공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현대차·기아에 대한 금융제공 등을 통해 그룹의 매출 신장과 소비자 충성도를 견인하는 ‘핵심 계열사’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15일 여신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영국과 중국, 독일, 캐나다, 브라질 등 13개국에 진출해 18개 법인을 두고 활발한 해외사업이 진행 중이다. 통상 국내 금융회사의 경우 해외 진출 시 부족한 평판과 대외 신인도 등을 이유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반면 현대캐피탈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전체 해외법인 13개사 중 절반 이상에서 흑자를 지속하고 있고, 영업을 개시한 지 얼마 안 된 법인을 제외하면 거의 80% 가까운 해외법인에서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비결은 모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과 기아와의 시너지 효과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제조사 중 하나인 현대차의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앞세워 해외 캡티브사 설립 및 경영 의사결정 시 공동으로 참여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확보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 입맛을 겨냥한 금융 서비스도 성공 포인트다. 가장 최근 문을 연 현대캐피탈 호주는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차량 구매 시 전속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현지 고객들을 위해 각 차량에 맞는 최적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기본 상품은 물론 차량 가격의 일부를 만기 시점까지 유예해 월 할부금 부담을 낮춘 ‘잔가 보장형’ 상품이나, 초기 일정 기간에는 이자만 내고 남은 할부 기간에 잔여 원리금을 상환하는 ‘거치형’ 상품 등 고객이 자신의 경제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현대캐피탈은 디지털에 익숙한 호주 현지 고객들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호주는 전체 인구 대비 인터넷 사용률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각각 약 97%, 90%에 달한다. 모바일 뱅킹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온라인 대출 이용률이 늘면서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현대캐피탈은 독자적으로 구축한 글로벌 IT 시스템을 활용해, 통상 현지에서 2~3일의 시간이 소요됐던 심사 시간을 30분 이내로 대폭 줄이고, 금융상품 이용에 필요한 서류도 디지털 프로세스로 간소화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인도네시아 법인도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2년 연속 5%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인 신흥 시장이다. 현대차의 동남아시아 생산과 판매 거점이기도 하다.
현대캐피탈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전략과 선진 디지털 금융을 결합해 현지 고객들을 공략한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략을 앞세워 딜러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견적 산출과 심사 업무 등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전용 앱을 새롭게 운영하고, 디지털 자동승인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처리 절차와 시간을 대폭 줄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해외사업 순항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의 국내와 해외법인 자산을 합친 글로벌 누적 자산 규모는 지난해 163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9년 당시 87조5000억 원에서 무려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수준이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작년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Moody's) △피치(Fitch)는 자동차금융을 기반으로 한 견조한 성장세와 뛰어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근거로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A등급으로 상향한 바 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