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게까지 아빠가 돌아오지 않아 시무룩한 5살 미정이. 엄마는 HMD(Head mounted Display)를 씌어줬다. 그러자 회사에 있어야 할 아빠가 나타난 것. 평소에는 피곤하다고 잠기 바빴던 아빠는 이날은 무슨일인지 동화책을 여러 권 읽어주기 까지 한다. 미정이는 HMD를 통해 진짜 아빠와 구별하기 힘든 가상의 아빠를 만난 것이다.
[그린 경제=편도욱 기자] 영화 ‘토탈리콜’이나 ‘인셉션’ 같이 인간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주입하는 세상이 눈앞에 다가왔다.
산업연구원은 21일 대체현실 관련 보고서 발표를 통해 대체현실이 5년에서 10년 이내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체현실은 인간의 인지과정을 왜곡시켜 외부에서 만들어진 의도된 기억이나 이용자가 가상공간에서 경험하는 것들을 실제의 체험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현재 스크린골프 등 상용화된 가상현실은 아무리 정교하게 제작하고 실감을 극대화한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할 수 있다.
대체현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근접할 만큼 성숙한 가상현실 기술과 함께 인지⋅뇌과학과의 융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대체현실 수준은 일부 실험들이 성공하는 기술 태동기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지난 2012년 사전에 저장된 과거 장면들을 이용자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산업연구원은 이들 기반 기술들의 발전 속도로 볼 때, 몇 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된 동영상을 이용자의 실제 경험으로 인식하게 하는 단순체험형 대체현실은 향후 5~10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영화에서와 같이 이용자와 주변 환경 및 인물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전개되는 완전한 형태의 대체현실은 2030년 이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체현실은 충격적인 사건의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의 경우에는 현실과 반대되는 상황 설정을 실제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심리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실제현실과 대체현실이 인식적으로 동일선상에 있기 때문에 각종 산업 및 군사용 교육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공연⋅전시⋅게임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나 광고에서 기존에 없었던 전혀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출현도 기대할 수 있다.
대체현실의 기반이 되는 가상현실은 전 세계 시장이 연간 13.9%, 국내는 18.0%로 고속 성장 중에 있다.
이 시장은 기존 가상현실 시장을 일부 대체하고, 이어 가상현실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 결국 두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료·교육·게임 등의 전방산업과 디스플레이 장비·기기·센서·SW·통신 등과 같은 후방산업 등 전 산업에서 고르게 동반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효과는 10억원 생산당 전산업에서 25억9000만원의 생산파급효과를 야기할 것으로 산출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총 16.3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