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이란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누리꾼이 직접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신뢰도 및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구매 욕구를 자극시키는 마케팅 기법이다. 블로그 등을 통한 후기가 바이럴 마케팅에 해당한다. 최근 카페와 블로그 등에 게재되는 치료경험담의 진위 여부나, 대가성 홍보 등이 논란을 빚으며 바이럴 마케팅에 관한 규제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검색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 역시 바이럴 마케팅을 이용한 의료광고 제한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파워블로그로 대표되는 대가성 리뷰글의 검색 노출을 줄일 뿐 아니라, 낚시성 기사를 걸러내는 '뉴스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도입함으로써 검색마케팅의 일환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어뷰징 기사까지 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건 변화의 와중에 보다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기보다는 잘못된 방법으로 바이럴 마케팅이 이뤄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월의 나무 관계자는 "병원마케팅이 곧 바이럴 마케팅은 아니지만 병원의 특성상 바이럴 마케팅을 선호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의료는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기는 하나 '서비스' 형태를 통해 일반에 제공되기 때문에 의외로 '입소문'에 의존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의료산업이 전문가들보다는 일반인들의 평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한 분야라는 뜻이다. 여기에 명의를 입소문의 유무로 평가하는 국내 의료문화도 더해져 바이럴 마케팅이 심화된다.
오월의나무의 정진서 대표는 바이럴 마케팅이 병원마케팅의 본질에 맞닿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물론 변질된 바이럴 마케팅에는 문제가 있지만,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색안경은 벗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다.
그는 "물론 무분별한 후기성 마케팅은 문제가 있다"고 전하면서도 "치료후기나 치료사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또한 문제이고, 일선 병의원들이 혼동할 수밖에 없는 사정에도 주목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덧붙여 “어디까지가 치료사례이고, 치료후기냐는 문제가 있다"면서 "후기는 곧 경험담을 말하는 것이지만, 경험담은 어디까지를 말하는 것인가, 치료전후사진은 어떻게 분류해야 하나 이런 부분에 대한 좀 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조차도 명문화된 해석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며, '주관적인 판단' 또는 '가치 판단'의 유무가 경험담의 핵심 요소라는 해석을 유선상으로 내놓은 바 있다고 정진서 대표는 설명한다. "'경험담이 경험담이죠'라는 식의 답변이 돌아왔을 때,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전하는 그는 "이걸 다시 따져 물어서 해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바로 국내 의료마케팅의 현실을 반영하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미흡한 제도에 대한 안타까움을 밝혔다.
그는 병원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여러 조언을 제시했다. 우선 병원마케팅이 경험담을 대체할 만한 콘텐츠를 찾아야할 때라는 것."경험담을 굳이 환자의 경험담으로만 국한시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하는 그는 "아무래도 병원은 전문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경험담은 특별한 구석이 있어 이 부분에 주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한다.
이때 병원의 경험을 콘텐츠화하기 위해 주의할 점은 3가지다. 분야를 좁히고, 전문용어 대신 의료관행을 말하고, 개념보다는 경험을 전하라는 것. 분야를 좁히라는 것은 '정형외과에서 허리디스크, 허리디스크에서 허리디스크 비수술치료'와 같이 구체적으로 범위를 좁힐수록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경험담이 아니라 개연성 있는 경험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용어가 아닌 의료관행을 전하라는 것은 교과서적인 이론이 아니라 실제 의료관행을 전할 때, 의료와 같은 전문분야의 진솔함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전문가인 일반인의 후기를 월등히 능가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개념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병원이 축적해 온 경험이야말로 기존 상업성 블로그들의 '후기'를 대체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다. 즉 노하우인 것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병원만의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
그의 두 번째 조언은 국내 병원마케팅 콘텐츠의 최대 유통처인 네이버의 검색 로직 변경에 대해 관심을 쏟기 보다는 다른 가능성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정진서 대표는 "국내 검색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에 대해 전향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국내 의료기관의 대부분은 오프라인 위주의 대규모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네이버 위주의 온라인 마케팅 채널에 대한 대책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도움말을 전했다.
다음으로 그의 조언은 더 이상 네이버가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이 아니라는 제한을 두면서도, 모바일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는 네이버의 최근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진서 대표는 "네이버 '포스트'나 네이버 '파워컨텐츠', 모바일 웹사이트 제작 템플릿 '모두'는 변화를 담아내고 있는 서비스들"이라며 "신규 홍보 채널들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최대의 채널인 네이버에 대한 대책은 늘 시야에 놓고 있어야 한다"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진서 대표는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네이버의 '검색로직'보다는 '콘텐츠'가 있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그리고 의료기관이야말로 이 콘텐츠에 '전문성'을 실어줄 수 있는 캐릭터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언론 역시도 '무분별한' 바이럴 마케팅과 '역량 있는' 바이럴 마케팅을 혼동한 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그는 "기준이 모호한 탓도 있지만, 그러한 비난을 초래한 기존의 후기성 마케팅을 대체할 기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파워컨텐츠를 통해 기존 바이럴 마케팅의 이른바 상위노출 수요조차 네이버가 흡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바이럴 마케팅 상위노출에 투자하기보다는 신규 채널에 대한 관심과 질 높은 콘텐츠 기획에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지금은 전략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 강조한다.
병원 마케팅-디자인 그룹 '오월의나무의' 정진서 대표는 후기성 마케팅 위주의 국내 병원마케팅에도 기업마케팅에 준하는 기획과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국내의 대표적 병원마케터 중 한 명이다. '기획 - 실행 - 광고효과 분석'으로 이어지는 오월의나무의 '333마케팅 전략'은 국가 기술보증기금 벤처인증을 받은 마케팅 컨설팅 전략으로 국내 병원마케팅 전략의 고급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월의나무의 정진서 대표는 2013년 창조경영인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오월의나무가 제작한 버스광고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한국옥외광고협회가 주최한 버스외부광고 효과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좋은 버스외부광고로 선정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영진 기자 y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