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삼성중공업이 최근 그리스발 돌발악재 등에도 하반기 첫날 '깜짝 반전'을 연출했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은 셸(Shell)社로부터 FLNG(부유식 LNG생산설비) 3척을 5조 2,724억원(미화 약 47억 달러)에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체결한 계약 금액은 FLNG 3척의 선체(Hull) 부분의 제작비만 반영한 것이다. 상부 플랜트 설비(Topside)를 비롯한 전체 공사금액은 기본설계(FEED, Front-End Engineering and Design)를 마친 뒤인 2016년 하반기에 정해질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발주처의 공사진행통보(NTP, Notice To Proceed) 조건부 계약이다. 기본설계(FEED)를 마친 후 발주처에서 공사진행통보(NTP)를 해야 건조가 시작될 수 있다.
이 같은 대형 수주 소식은 곧바로 시장을 움직였고, 삼성중공업은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날보다 13.20%나 급등한 1만9300원을 찍었다.
이러한 삼성중공업의 '반짝 반전'은 전날 이미 예고됐다.
삼성중공업은 전날 노르웨이 스타토일(Statoil)社로부터 해상플랫폼 2기를 1조 1786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첫 해외 해양플랜트 수주로 '가뭄의 단비'였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모처럼 만에 상승하며 1만750원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따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동종업계의 하락세에 동반한 삼성중공업은 전날보다 3.2% 하락한 1만6650원에 거래됐던 상황과 딴판이다.
또한 지난 18일 영국 국제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조선소 현황(6월호)'에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세계 단일조선소로 수주잔량 순위에서 546만CGT, 93척으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829만CGT, 130척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이번 달에도 지난 달 2년 만에 2위 자리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뺏은 삼성중공업의 상승세가 지속된 것이다.
사실 삼성중공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이전까지 심상치 않았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조609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3.9% 감소해 기대이하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못 미친 어닝쇼크였다.
앞서 나이스신평은 지난 1월 말, 삼성중공업의 장기 신용등급 'AA'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지난 달 3일 회사채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강등한 상황이었다. 이는 조선산업 내 경쟁심화, 유가하락 등 불리한 시장환경과 사업여건 저하에 따른 대형 프로젝트 손실 발생 등에 따른 영업수익성 저하가 핵심이다.
때문에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14일 "2분기 실적도 컨센선스 하회할 전망"이라며 "수주잔고 부족과 드릴십 인도연기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은 643억원 그쳐 현재 7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신규수주가 대거 감소했다는 것.
이에 그는 "하반기 해양플랜트 수주가 변수겠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감안하면 Browse FLNG 프로젝트의 Hull부분(약 40억 달러로 추정)만이라도 연내 발주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5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316억 달러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등 조선 'Big3' 중 수주잔고가 가장 적은 상황이라는 것.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6월 말부터 7월 초 시장 전문가들이 지적한 해외 수주의 핵심인 해양 플랜트 수주에서 일을 냈다.
이에 이경자 한국투자 연구원은 "연간 목표의 58%를 달성했다"며 "하반기 컨테이너선 위주로 상선 수주 50억달러의 달성 가능성이 높음을 감안하면 올해 최소 100억달러의 수주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삼성중공업의 해외 해양 플랜트 수주에 대해 "성장 우려를 덜었다"며 "결국 해답은 해양"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수주가 73억달러에 불과했고 드릴쉽 비중이 크게 감소하며 성장 우려가 커졌다. 이제 불확실했던 2016년 수주 전망도 조금이나마 낙관할 수 있게 됐고,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는 것.
이에 이 연구원은 "저유가 시대 최대 피해주는 삼성중공업이라는 컨센서스와 다르게 우리는 업종 내 삼성중공업에만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 사진=뉴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