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가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은 결혼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에 이어 집과 친구까지도 포기하는 ‘오포세대’가 등장할 정도다.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성공적인 연애와 결혼으로 미래를 안전하게 대비하겠다는 소위 ‘준비된 만남’이 대세다. 이런 사회적인 니즈를 결혼정보회사가 충족시키고 있는 셈이다. 결혼정보회사는 이제 단순히 짝은 매칭해 준다는 개념을 넘어 올바른 결혼문화와 부부생활 나아가 부모와 자녀 관계까지 상담해 주는 가정문화 정보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듀오정보 박수경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에서 근무하면서 일과 가정을 양립해 온 워킹맘이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여성임원으로 재직하던 박수경 대표는 2014년 새로운 결혼문화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듀오의 대표이사직을 수락, 현재 듀오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결혼정보회사로 이끌고 있다. 박수경 대표는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를 졸업하고 소비자아동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13년까지 아모레퍼시픽에서 여성임원으로 재직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런 그녀가 듀오의 대표이사직을 맡은 것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요구와 시의적절한 타이밍 때문이었다. 올바른 결혼문화를 장려하고 부부의 인연과 가정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려는 듀오의 기업 활동이 의미있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녀는 ‘결혼이 미래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주제로 각종 매스컴과 강연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친결혼문화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펼치며 결혼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 변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박수경 대표는 배우자 매칭뿐만 아니라 올바른 부부생활, 부모와 자녀 관계 상담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녀는 건강한 가정의 탄생과 유지를 도우며 생애 중요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인이 되겠다고 말한다.
김영주 가연결혼정보 대표는 여상을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근무한 경험이 전부였다. 그런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제안과 투자를 받아 결혼정보회사를 만들었다. 그렇게 가연결혼정보는 2006년 4월 창립됐으며,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김영주 대표와 직원 2명이 시작한 회사다. 사업 초기에는 끔찍하기만 했다. 직원은 한두 달 일하다 퇴사하기 일쑤고 자본금은 6개월만에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김 대표는 직접 고객 상담에 나섰다. 진심으로 고객을 상담하고 설득하면서 매출도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현재 가연은 직원 200명에 매출 2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무한경쟁 속에 가연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김 대표의 포기하지 않은 뚝심 때문이었다.
김영주 대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은 꿈도 꾸지 못한 기초수급자 가정의 출신으로 경복여상을 나왔지만, 그녀는 현재 17층 건물 전체를 사옥을 쓰는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가연결혼정보의 직원은 90%가 여성이다. 김 대표는 여성CEO가 이 업계에선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녀는 ‘사람의 인연을 맺어주는 일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신중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혜연 연애도결혼정보 대표이사는 비공식 커플매니저 경력이 10년을 훌쩍 넘는다.
그런 이 대표의 경력을 발판삼아 연애도결혼정보는 지난 7월 500여 명을 무료초청해 대규모 오픈식을 치르며 등장했다. 역시 여성 수장이 이끄는 결혼정보회사 연애도가 공식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혜연 대표는 한국외대 영어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수학한 이력을 살려 십수년을 영어강사로 활약했다. 초등학교생이었던 제자가 대학을 거쳐 결혼하기까지 이혜연 대표는 영어선생님이자 커플매니저, 라이프매니저로 제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실제 제자들끼리 소개하며 매칭시키는 중매 역할을 해 왔던 것이다. 그녀는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제자 부부가 한쌍두쌍 늘어나면서 가르치는 것 못지않은 행복감을 느꼈다. 이는 결혼정보회사 창립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이혜연 대표의 이력도 독특하다. 영어강사로 명성을 쌓은 이후에도 뒤늦게 아나운서의 길을 걸으면서 각종 미인대회와 모델선발대회에서도 대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최고의 인생 반려자를 맺어주는 결혼정보회사를 창립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스스로가 최고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아날로그 시대의 따뜻한 정이 넘치는 사람냄새 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외모도 이력도 다르지만 이들은 회사의 대표이사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CEO다. 또한 매출규모도 각기 다르지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며 올바른 결혼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직감으로 선발주자와 후발주자로 각각 결혼정보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동욱 기자 k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