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과거 왕과 왕비의 행차인 ‘어가행차’에 준하는 의전으로 맞이했다. 하지만 외교문제에는 확고한 입장을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경기 평택 주한민군 오산 공군기지에 7일 오후 12시 19분께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식일정은 세계 최대 규모 해외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후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캠프 험프리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함께 했다.
전용 리무진 ‘캐딜락원’을 타고 청와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는 것은 전통 의장대와 취타대였다. 취타대의 연주와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함께 청와대 본관까지 이동했다.
취타대는 조선시대 왕의 행차인 ‘어가행차’ 행렬 앞에서 악기를 연주해 왕의 행차를 알리고 위엄을 드높이는 역할을 한다. 두 대통령의 격에 걸맞게 의전을 진행한 셈이다.
‘어가행차’에 준하는 환영식 이후에는 공식적인 한미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됐다. 두 대통령의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양국 주요 각료가 함께 한 확대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이후 두 정상은 가벼운 산책과 함께 여담을 나누고 회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멜라니아 여사, 김정숙 여사를 만나 담소를 나눴다.
오후 5시 20분부터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이 굳건함을 강조하면서 대북관련 질의에는 서로 첨언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기자에게“회담에서 지금 군사적인 획득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군사 증강이 북에 대한 공격적 자세를 취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첨단 정찰 자산을 비롯해 미국이 보유한 군사적 전략자산에 대한 획득에 대해 한미 간 협의를 시작했다는 말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한 부분을 획득하기로 얘기했다. 가장 강력한 군사자산 즉, 전투기든 미사일이든 미국이 가장 훌륭하다”며 “장비를 구입하기로 이미 승인이 났다”고 첨언했다.
첫 날 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주로 트럼프 대통령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눴다. 산책을 하면서도 트럼프가 말할 때는 눈을 떼지 않으며 ‘눈맞추기’ 외교를 구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공식 일정을 마친 후에 한국을 떠난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