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해상풍력과 업계에 따르면, 전북 부안군 위도에서 남서쪽으로 약 9㎞ 떨어진 해상에 건설된 3메가와트(㎿) 규모의 풍력발전기 3기가 지난 13일부터 전기생산에 돌입했다.
이전에도 국내에선 제주도 등 일부 지역에서 크고 작은 해상 풍력발전기가 건설돼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해안에서 10㎞ 이상 떨어진 먼 바다에, 해상에 변전소까지 갖춘 '원거리 해상풍력발전'은 위도 풍력발전기가 국내 최초이다.
한국해상풍력은 한국전력공사(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전 발전자회사인 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이 공동출자해 2012년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설립한 회사이다.
이번 60㎿ 규모의 1단계 단지 외에 추가로 2·3단계 개발사업을 추진해 서남해 일대에 총 2.5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확보하게 된다.
풍력발전업계는 위도 해상풍력단지의 상업발전 시작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해상풍력시대를 맞게 됐다는 평가이다.
더욱이 1단계 풍력발전단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대부분이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시공됐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반응이다.
하부 기초는 한전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석션버켓' 공법을 도입했다. 즉, 말뚝을 내려쳐 해저에 구조물을 고정시키는 대신 수압을 이용해 지지구조물을 고정시킴으로써 공사 중 소음과 진동을 없애고 공사비를 기존 공법 대비 30% 이상 크게 절감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석션버켓 공법은 이미 2017년 미국 건설심층기초학회(DFI)에서 '최우수프로젝트상'을 받기도 했다.
길이 134m에 이르는 대형 블레이드(날개)는 경량 탄소섬유를 사용해 서남해 지역 특성에 맞게 저풍속 환경에서도 고효율을 얻도록 개발했다.
이밖에 원거리 해상풍력발전에 필수적인 송전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 최초로 15만 4000볼트(V)급 무인해상 변전소를 설치했다.
이같은 국산 기술력의 적용으로 글로벌 해상풍력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국내기업들이 국제 수준으로 발전한 만큼 앞으로 국내외 해상풍력시장 경쟁에서 잠재력이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주민과 상생을 위해 다양한 이익공유 방안을 마련하고, 어민들이 우려하는 '조업구역 축소'도 해결하기 위해 통항기준 재설정, 해상풍력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해상풍력 외에도 한국석유공사도 오는 2021년 6월 생산이 종료되는 울산 앞바다 동해가스전 플랫폼을 철거하지 않고 200㎿급 해상풍력발전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10월 울산시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2월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에퀴노르와 해상풍력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년 간 풍황을 측정해 사업타당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풍속을 측정한 결과 풍력발전이 가능한 월평균 초속 7m 수준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해상풍력은 배후항만에 인프라시설이 구축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인 만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충실히 추진한다면 해상풍력산업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