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귀여운 캐릭터와 게임, 웹툰도 만들고 있다. PC 소프트웨어(SW)와 모바일 환경까지 아우르는 클라우드 기반 웹 오피스 '한컴스페이스'로 글로벌 시장 저변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도전의 중심에는 20년간 한컴에서 일해온 박상희 한컴 브랜드개발실장이 있다.
11일 오후 경기도 판교 소재 한컴 본사에서 만난 박 상무 역시 이런 코로나19 영향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한컴은 웹오피스 유료 상품인 '한컴스페이스 프로'를 2개월 무료로 제공, 재택근무나 온라인 개학 중인 많은 이용자를 지원했다. 지난달 한컴은 네이버와 업무 협약을 맺고 웨일 브라우저에 한컴 웹오피스 기술을 적용하기도 했다.
한컴의 신사업이 담긴 말랑말랑플랫폼 역시 코로나19로 이용자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박 실장은 "지난 3월 말랑말랑 플랫폼이 서비스 출시 1년만에 2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라면서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가입자 증가세가 일 가입자 2만 명 수준으로 크게 늘어 한 달 여 만에 약 250만 명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 '말랑말랑'하게 이미지 변신…콘텐츠 사업 도전으로 이용자와 거리 좁혀
말랑말랑플랫폼은 지난해 3월 한컴이 정식 론칭한 서비스로, 기존 웹오피스 등 생산성 도구를 포함해 한컴타자연습 등 게임, 웹툰 콘텐츠, 캐릭터 상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오피스 프로그램을 주축으로 알려진 한컴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이에 대해 박 실장은 "지난 30년간 사업하면서 축적한 다양한 기술들이 있는데도, 외부에서는 한컴을 단순히 '아래아 한글 오피스'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간 보유한 다수의 자체 기술을 다양하게 서비스하고자 신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한컴은 다양한 사업군으로의 확장을 위해 '말랑말랑'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했다. 이어서 다양한 이용자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콘텐츠 시장 진출을 선택했다. 한컴이 웹툰, 영상 콘텐츠,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박 실장은 "업무뿐 아니라 업무 외의 즐길 요소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실장은 학교, 교육청 등에 오피스 SW를 공급하면서 느낀 점들이 콘텐츠 사업 준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요즘 10대들의 '한컴'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게 여실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반적인 콘텐츠들은 10대 청소년을 타겟팅한 모습이다. 지난해 한컴은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대덕SW마이스터고등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플랫폼을 홍보에 주력했다.
한컴타자연습을 게임화한 지점도 이 때문이다.
한컴의 대표 콘텐츠 중 하나인 이 서비스는 말랑말랑플랫폼 론칭을 계기로 대전 형식의 게임 요소를 도입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박 실장은 "타자연습 콘텐츠는 주로 학교 방과 후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을 고려해 타자연습을 '많이 해도 엄마에게 혼나지 않는 게임'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리뉴얼된 타자연습은 20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박 실장은 "한컴타자연습 대결을 위한 자체 '톡방'이 형성되는 등 20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향후엔 게임성을 높이기 위해 대화 기능, 레벨업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한컴은 타자연습 서비스를 지속 개선해 이용자 연령층 확대는 물론 최근 K팝 열풍으로 한글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에게도 재밌는 게임으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 신사업 도전 분야엔 한계 無…웹오피스 글로벌 진출도 계속
말랑말랑플랫폼 안에는 한컴타자연습 외에도 다양한 교육용 게임, 콘텐츠들이 담겨 있다. 한컴은 플랫폼에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박 실장은 "플랫폼의 확장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말하기 어렵다. 어떻게 얼마나 더 확장할 수 있을지 저조차도 설레고 궁금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컴은 말랑말랑플랫폼으로는 사업 영역 확대를, 웹오피스로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컴 웹오피스는 2~3년 전부터 글로벌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는 중이다. 한컴은 AWS의 워크독스에 웹오피스를 공급했으며, 1억 명 이용자를 보유한 러시아 대표 포털 '메일닷알유'에도 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중국 씽킹그룹과 제휴, 홍콩과 대만 서비스 대상 웹오피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컴 웹오피스는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유연성과 30년간 축적한 오피스 관련 기능·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확장을 계속할 계획이다. 박 실장은 "기존 기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R&D 투자로 현재에 맞는 기술을 서비스에 녹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포털이나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확장해나가는 방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실장은 "오피스사업 외에도 다양한 산업군과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기 위해 '말랑말랑'의 자체 IP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라면서 "소프트웨어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산업군과의 결합을 통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기쁨을 주는 사업을 해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