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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시장 '말(馬)산업'이 코로나로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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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시장 '말(馬)산업'이 코로나로 죽어간다

2월 경마 중단 이후 2조5천억 손실, '무관중 경마' 고육책도 하반기 지속 힘든 상황
日·英·美등 온라인 마권발매로 "매출감소·시장침체는 남의 일"...한국은 원천봉쇄
"사행심·불법도박 조장" 논리에 묶여 한국만 글로벌 추세 역행...조속 도입에 공감대

2월 16일 홍콩경마장에서 경주마와 기수들이 무관중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이미지 확대보기
2월 16일 홍콩경마장에서 경주마와 기수들이 무관중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지난 2012년부터 정부 차원의 육성 계획을 통해 성장해 온 국내 말(馬)산업이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에 처했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월 23일부터 경마를 중단했지만, 경마 중단 장기화에 따른 말산업 침체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지난달 19일부터 '무관중 경마'를 시작했다.
그러나 4개월째 경마 중단으로 마사회는 2조 5000억 원 매출 손실(추정)을 입었고, 무관중 경마 시행으로 마권(馬券) 발매수입은 없이 상금 등으로 비용을 지출해 매주 60억 원씩 추가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15면>

마사회로서는 하반기까지 무관중 경마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 탓에 국내 말산업의 연간 규모(매출 10조 원, 순수익 3조 4000억 원) 중 순수익의 87%를 경마가 차지하는 구조에서 경마 중단이 장기화 되면 말 생산·사육을 비롯해 사료, 승마 등 말산업 전체의 존립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반면에 영국, 미국, 일본 등 경마 선진국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한 '온라인 마권(馬券) 발매제'를 운영해 온터라 우리나라처럼 경마장을 폐쇄하고 무관중 경마를 똑같이 시행하고 있음에도 자국의 말산업에 별다른 매출 감소나 침체를 겪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한국마사회법으로 경마장과 장외발매소 외에 온라인 마권 발매와 구매를 금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돼 경마장과 장외발매소를 계속 폐쇄하면 원천적으로 경마가 불가능한 셈이다.

한국처럼 경마독점체제를 운영하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경마 선진국들은 경마시행사업자에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말산업 강국인 영국은 온라인 발매 규제법률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프랑스도 지난 2010년 온라인 발매를 합법화했고, 미국, 호주도 온라인 베팅을 수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행심과 불법성 조장이라는 시각이다. 즉, 온라인 마권 구매를 허용하면 구매 편의성이 높아져 국민들의 사행심이 더 조장되고 불법경마가 더 성행할 것이라 주장이다.

그러나 이미 경마를 포함한 말산업 선진국 진입을 노리고 있는 국내 말산업 시장에 온라인 마권 발매를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현실론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온라인 마권 발매에 뒤늦게 허용한 독일, 프랑스의 경우, 온라인 베팅제 도입으로 불법도박시장 규모가 축소됐다는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계기로 전세계에서 사회와 경제의 뉴 패러다임으로 ‘언택트(untact, 비대면접촉)’ 또는 '온택트(ontact, 온라인접촉)'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말산업의 보호·육성과 동시에 '디지털 혁신'을 꾀하기 위해선 온라인 마권 발매 등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