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탈석탄’ 선언, 현대·GS·대우건설 ‘온실가스 감축’ 협약 체결
SK건설 등 대형사 폐기물 처리‧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신사업 활발
SK건설 등 대형사 폐기물 처리‧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신사업 활발

선진국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글로벌 규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능동적인 조치인 동시에 미래먹거리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비금융사 최초로 ‘탈(脫)석탄’ 경영을 선언했다. 신규 석탄 관련 사업에서 모두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석탄 관련 투자, 시공, 국제거래 부문의 신규 사업은 전면 중단하고, 기존 관련사업도 완공·계약 종료와 함께 차례로 철수한다.
대신에 주력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과 저장 시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의 친환경 경영방침에 부합하고 글로벌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 노력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온실가스 저감을 실천해 ‘저탄소사회 전환‘’에 기여하고, 자원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순환경제 체계’를 정착시키는 등 녹색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건설사들은 부동산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업체를 지정하자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경쟁에 나섰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은 최근 한국감정원과 ‘2021년 온실가스·에너지 감축목표’(예상배출량) 협약을 맺었다.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 목표를 설정하고, 배출량‧소비량을 관리하는 제도이다.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12월부터 국토부로부터 해당사업 대행기관으로 지정됐다.
3개 건설사는 내년 이산화탄소 저감활동을 적극 벌여 총 1만 4865톤 CO₂eq(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단위)의 온실가스를 공동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로 친환경사업을 점찍은 건설사도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개편과 관련기업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등 친환경 비즈니스 영역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저탄소와 친환경 경제에 사회의 관심이 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수소연료발전, 해상풍력, 조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와 스마트팜, 바이오가스, 오염토정화 등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자사 브랜드 아파트 단지에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주민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SK건설은 지난 7월 친환경사업 부문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9월 국내 선두 환경폐기물처리업체 EMC홀딩스를 인수해 친환경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달 말 블룸SK퓨얼셀 경북 구미 제조공장 준공을 계기로 세계최고 성능의 친환경 연료전지 국내 양산에 돌입했다.
일찍이 친환경사업을 제2의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GS건설 역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 지분 확대와 브라질 수처리업체 인수합병에 4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쏟아부었고, 올해 초에는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 1000억 원 자금을 투입해 2차전지 재활용사업에 진출했다.
이밖에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 37.5메가와트(㎿)급 경주풍력 1·2단지 발전시설 확보를 시작으로 태백 가덕산 풍력단지(43㎿)의 올해 말 상업운전, 양양풍력단지(42㎿)·태백 하사미 풍력단지(17㎿) 등 3곳의 하반기 착공 등 친환경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같은 건설사의 ‘친환경 건설’을 구현하기 위한 자구 노력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해마다 발표하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평가’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KCGS가 최근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 따르면, 세부항목인 환경(E)등급에서 A+ 등급을 받은 국내 10개 기업 가운데 삼성물산·현대건설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A등급에는 대림산업·GS건설·삼성엔지니어링·대우건설이 포함돼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심에는 녹색 건설이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며, 녹색성장의 성숙기에는 인프라 건설의 활성화가 필연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친환경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지만 기존 건설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최근 건설사들이 관심을 갖고 관련사업을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