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 겸 북한연구센터장(사진 위)은 이날 북한이 지난 21일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쏜 것에 대한 분석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오전 7시6분과 7시25분 등 2차례 북동 방향으로 미사일 1발씩 쐈다. 이 미사일들은 약 450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으며, 비행고도는 약 60km로 탐지됐다.합참 관계자는 "이 미사일들이 해상이 아닌 지상에서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추정) 발사는 지난 16일 발표된 김여정의 담화 내용에서 경고한 내용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여정은 당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 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여정은 또 미국에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 22일 리룡남 신임 중국 주재 북한 대사와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 부장 간의 미팅에서 시진핑과 구두친서를 주고받으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김정은은 다시 한 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시켰다고 정 센터장은 평가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안보리의 제재를 위반하는 것이지만 이를 무시하면서 북한이 더 큰 무력시위로 나아가지 않도록 북한을 관리했다.
정 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채택하면 북한은 그것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이중잣대를 다시 확인시켜 준 것으로 간주하고 이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신형무기 시험발사 등을 통해 미국과의 강대강 대결 구도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은은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향후 5년간 전술핵무기, 수중과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핵잠수함, 수중발사핵전략무기, 군사정찰위성, 고성능 무인정찰기의 개발과 보유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이 이 같은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길에서 돌아서게 하기 위해서는 한미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무시하면서 미국과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도 참여하는 북핵 4자회담 추진을 통해 중국이 북한을 다시 협상테이블에 불러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의 안보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에게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만큼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라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외교 엘리트들이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체제와 인권 비판을 계속한다면 북한과의 대화는 불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해 압력을 가중시키더라도 단기간 내에 북한 인권의 획기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중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그리고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