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나이와 신체적인 특징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적이 없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나이는 올해 37세, 키는 약 170㎝, 몸무게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40kg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심각한 고도비만이라는데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그런 김 위원장의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됐다. 주장의 진원지는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다.
NK뉴스의 보도가 나온 직후 김 위원장의 살이 과연 빠졌는지, 빠졌다면 왜 빠졌는지, 살이 빠진 것은 오히려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인건지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NK뉴스의 내용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이 소식을 전한 NK뉴스는 김정은 사망설을 최초로 유포시킨 적이 있는 보수성향의 매체.
그동안 김정은 사망설을 비롯해 오보를 전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 보도가 맞는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이번 보도의 경우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기는 했다.
NK뉴스 보도의 골자는 “최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지난해 11월 공개석상에 등장했을 때와 대비해 체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는 것.
NK뉴스는 그러면서 상이한 시기별로 김 위원장이 찬 손목시계 사진을 비교했다. 지난해 11월 사진에 나온 손목시계 줄과 지난 4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찍힌 사진의 손목시계 줄의 길이가 차이가 난다는 것.
◇“김정은 건강이 북한 정권의 최대 변수”
일부 외신들도 이 소식에 관심을 표시했다. 특히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사진 분석로 삿실이 정확히 확인되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최근 찍힌 사진들을 보면 김 위원장의 살이 다소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9일 보도했다.
이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은 김 위원장 개인의 체중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지구상에 핵무기를 내세워 세계 최고 강대국 미국과 맞서는 위험천만한 행보를 보여온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애연가인데다 음주도 매우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체중이 지나치게 많이 나가도 문제고 갑자기 빠져도 문제라서다. 그의 안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지구상에 몇 안되는 권위주의체제인 북한에 비상이 걸리는 것이기 때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북한 전문가인 수미 테리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세습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면서 “김 위원장이 건강한 사람은 아니라는건 공지의 사실인만큼 그의 체중 변화와 전체적인 건강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는 최고지도자의 건강이 정권의 안정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라면서 “김정은의 건강이야말로 북한 정권이 안고 있는 최대 변수”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자체가 매우 젋은 나이에 권력을 물려받았는데 건강 문제로 벌써 권력을 내놓게 되면 북한 입장에서 대책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블룸버그통신도 NK뉴스 기사를 인용하면서 김 위원장의 체중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의 체중 감량이 건강 이상의 신호일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것으로 보였다.
현재 NK뉴스 소속 기자로 있는 북한전문 언론인 콜린 즈워코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국제 정보업체들이 김정은이 장기간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만큼 건강한지, 정말로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면 배후에서 권력을 두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주변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