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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슈머, 뷰티 브랜드, 리퀴드솝...외국어가 일상인 화장품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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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슈머, 뷰티 브랜드, 리퀴드솝...외국어가 일상인 화장품 업계

[고운 우리말, 쉬운 경제 14] 아모레퍼시픽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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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팬슈머 공략”…아모레퍼시픽, ‘안소희’ 뷰티 브랜드 만든다’

지난주 통신사에 올라온 뉴스다. 제목부터 외국어다. ‘팬슈머’와 ‘뷰티 브랜드’가 기사 방향을 보여준다.

팬슈머는 MZ세대에 맞춰 자주 모습을 보이는 마케팅 용어다. 팬(fa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브랜드와 관련된 상품 제작, 소비에 깊게 관여하는 사람을 말한다. 다음 기사를 보면 이해가 빠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사를 통해 “배우 안소희가 기획·개발에 직접 참여한 뷰티 브랜드 ‘온호프’를 론칭한다. 온호프는 ‘편안한 저녁,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안락한 삶의 루틴을 제안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브랜드다”라고 전했다.
뷰티 브랜드, 론칭, 루틴 등이 외국어가 보인다. 뷰티 브랜드는 화장품 브랜드로 다듬으면 무리가 없다.

론칭은 거슬리는 단어다. 론칭은 영어 론치(launch)의 동명사형이다. 여러 뜻이 있는데 ‘시작하다’, ‘내놓다’라는 의미로 많이 쓴다. ‘뷰티 브랜드를 론칭한다’한다고 하면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는다’라고 하면 될 것이다.

루틴(routine)은 영어사전에서 판에 박힌 일상,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을 나타낸다. 우리말로 ‘일상’이나 ‘관례’로 번역되기 해 영어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슬로건도 ‘표어’, ‘구호’라는 다듬은 우리말이 있다.

기사에는 이 밖에도 외국어들이 수두룩하다.

보디 로션, 핸드 크림, 리퀴드솝, 콘셉트, 파인 프래그런스, 클린 뷰티, 패키징, 셀럽 마케팅, 뷰티팁...

보디 로션, 핸드 크림, 콘셉트는 그나마 봐줄 수 있는 외래어다. 리퀴드솝(liquid soap)은 액체비누, 액상비누이다. 영어 단어 자체가 어렵다. 파인 프래그런스(fine fragrance)에서 프래그런스는 향, 향수를 말한다. 파인은 질 좋은, 훌륭한 의미를 지녔으니 훌륭한 향수라는 말일 것이다. 패키징(packaging)은 포장이라는 쉽고, 좋은 우리말이 있다. 셀럽 마케팅에서 셀럽(celeb)은 셀러브리티(celebrity)의 줄임말이다. 대중에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을 일컫는다.

외국어를 좋아하는 아모레퍼시픽은 3일 디지털 환경 캠프 ‘2021 러브 디 얼스’ 입학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러브 디 얼스’는 영어로 ‘Love the earth’다. ‘지구 사랑’이라고 했으면 쉬웠을 텐데. 이 행사에는 초등학생들이 참가한다.

아모레퍼시픽은 “환경 캠프 참가 학생들은 4주간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미션을 선정하고 직접 수행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는다”고 행사 의미를 밝혔다.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는 쓰레기(waste) 배출을 ‘0’(zero)으로 하는 ‘쓰레기 없는 삶’을 지향하는 환경운동에서 나온 말이다.

과연 ‘제로 웨이스트 미션’이라는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는 초등학생이 얼마나 될까?

감수:황인석 경기대 교수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