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페스티벌을 통해 예술가와 일반인들에게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SDP국제페스티벌은 Dance Play(2017, 국내 21팀 참여, 공동주제: 달과 노인)로 시작, 제2회 SDP국제페스티벌(2018, 국내 24팀 참여, 국외 일본 3팀, 프랑스 2팀, 러시아, 태국 참여, 공동주제: 나들이 그리고 물)로 확장 개최되었고, 제3회 SDP국제페스티벌로 공연 및 워크숍(2019, 국내 17팀 참여, 국외 일본,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참여, 공동주제: 금수저 콤플렉스), 제4회 SDP국제페스티벌 ‘eye contact, mind contact’(2021, 공동주제: 가면무도회)로 발전하고 있다.
공연예술을 위축시키고 있는 코로나19 전염병은 모두의 일상을 뒤집어 버렸다. 지난해에는 공연 자체를 생각지도 못했고, 올해에도 공연 시기, 기간, 장소, 참가 팀의 숫자마저 바뀌었다. 도도하게 전통무용·현대무용·발레가 자리 잡은 대전과의 교류가 기대된다. 창의력과 예술혼이 가득한 작품을 공유하는 축제의 장(場)으로의 확장을 경하하며, 유대를 강화해온 초청팀 스페인(Sonia Murcia)·러시아(Elmira Siracheva)·이라크(Dhurgham AlBayaty)·이집트(Mazen EL Gharabawy)·벨기에(Alain Duval)의 해외 예술감독들의 축하 영상과 작품이 소개된다.
‘SDP국제페스티벌’은 여러 갈래에 걸친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왔다. 무용·연기·영상·패션 등의 모든 장르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이 무용제는 스튜디오 시연을 거치고 대전에서 공연이 가능한 국내 선정 10팀 가운데 6팀(고일도, 김나의, 김재형, 김지공, 손지민, 신이안)의 작품과 특별초청의 정미영 1팀의 작품이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멋진 성과물을 선보일 것이다. 다가오는 11월에는 해외 예술감독들과 비대면으로 콘퍼런스가 개최된다. 선정작들은 스페인·러시아·이라크·이집트·벨기에에서의 국제무용제에 초청된다.
개막작과 폐막작은 별도의 구분이 없다. 이번 국제페스티벌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 없이 치러진다. SDP국제페스티벌 주관의 이번 행사는 그동안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 참여가 두드러진다. 한국의 홍선미 감독의 혜안과 국내외 안무가, 연출가, 춤 연기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존중한다. SDP 국내 8편의 팀별 안무가는 9월 9일(목) 저녁 7시 정미영 고일도 김나의, 9월 10일(금) 저녁 7시 손지민 신이안 김재형 김지공이 담당한다. 난관을 뚫고 젊은 패기와 노련함이 적절하게 융화되어 독특한 맛과 향을 풍기는 작품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이 페스티벌은 극적 움직임 요소가 가미된 작품들에 출품할 기회를 주고, 출품작은 공동주제에 안무가와 연출가의 의도와 아이디어를 발휘・창작해 나가는 방식으로써 타 무용제와 차별화된다. 하나의 주제에 의한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이며 안무가들의 개성이 더해져 출품작 모두가 개성 있게 창작된다. 20대부터 50대까지 동등하게 참여하여 경험자들의 노련한 메쏘드와 젊은 안무가들의 실험적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는 점은 SDP만의 특징이다.
SDP국제페스티벌은 관객이 작품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안무가들과 연출가들의 창작 방법론 구축을 위해 무용과 연극의 접목을 지향한다. 홍선미 예술감독은 여러 해 동안 보여주었던 그녀만의 안무・연출 방법인 무용유희(Dance Play)를 토대로 무용극(Dance Theater)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번 무용제는 디렉터의 작품들과 추천작을 가급적 초청하였으며, 해외 대표 안무가들에게 우리의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이 어떻게 비칠지 기대가 된다.
SDP국제페스티벌은 젊은 예술가들에게 안무・연출의 기회를 제공하여 창의적이고 실험작을 무대에 올리며, 세계적인 차세대 예술가로 발돋움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기 위해 해외 디렉터들을 초청하여 국내 작품 선정을 통한 해외 진출 기회를 주는 등 풍성하고 의미 있는 자리이다. 열정과 의욕으로 뜻을 같이하는 예술가들의 공연은 늘 결과가 좋은 법이다. 페스티벌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작품을 논하는 때 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다.
관객들은 동・서양 작품을 접하면서 연출가・안무가・출연자의 특성, 경험이 풍부한 안무가들의 내공작과 신진들의 실험작을 볼 수 있는 공연, 관객과의 대화, 해외 팀들의 성향과 움직임을 파악하며 즐길 수 있다. 같은 주제이지만 다른 아이디어로 극적 대사와 움직임의 조화로 풀어낸 작품이 감동과 재미를 보탤 것이다. 해외 안무가들과 한국의 신진작가 및 기성작가들은 호흡을 공유하고, 자신들의 작품으로 함께 소통하고 응원하는 무용제가 될 것이다.
무용제는 무용과 연극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품의 등용문, 동‧서양 예술가들의 교류의 장, 참가 나이를 떠난 동등한 무대, 도발적 안무가, 탐구적 연출가의 발표회 무대,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며 대중들을 사로잡는 공간의 매력을 소지하고 있다. 해외 초청팀 및 국내 공모팀의 홍보와 정보는 SNS를 통해 공유된다. 전문평가단은 그동안 최고작품상 한 팀, 최고 작가상 두 팀을 선정하고, 일반평가단은 관객평가상 한 팀을 선정해왔다.
SDP국제페스티벌의 각국 대표 디렉터를 소개한다. 스페인의 소니아 무르시아(Sonia Murcia), 이라크의 둘감 알바이야티(Dhurgham AlBayaty), 벨기에의 알랑 듀발(Alain Duval), 이집트의 마젠 엘 가라바이(Mazen EL Gharabawy), 러시아의 엘미라 시라세바(Elmira Siracheva), 한국의 홍선미(Sun-mi Hong).
디렉터의 프로필을 살펴본다.
○소니아 무르시아(Sonia Murcia): 스페인 무르시아 극예술학교(Escuela Superior de Arte Dramatico de Murcia) 교수, 이집트· 모스크바·요르단 초청공연 및 마스커 클래스 교수 ○이라크의 둘감 알바이야티(Dhurgham AlBayaty): 아키토무용단 극단 대표 ○벨기에의 알랑 듀발(Alain Duval): 알단테 극장 컴퍼니 디렉터, 카이로국제페스티벌 심사위원 ○이집트의 마젠 엘 가라바이(Mazen EL Gharabawy): 샬롬국제페스티벌 ‘보더프리’ 총 디렉터 ○러시아의 엘미라 시라세바(Elmira Siracheva): 러시아연극협회 대표, 모스크바국제페스티벌 개최 및 디렉터
○홍선미(Hong Sun-mi): 이화여대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세종대 대학원에서 연극과 무용을 접목하여 무용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여 년의 무용단 활동, 교육경력을 통해 다양한 창작활동과 교육이론을 구축해온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이다. 상해 컨템포러리 국제 아트페스티발에서 <매스오페라 신데렐라> 총연출 및 안무(2007), 국제 패션비엔날레 연출 및 안무(2008, 2010), 6·25전쟁 발발 60주년 뉴욕 공연 <단청, 춤추다> 연출 및 안무(2012)를 하였다.
2017년 카사블랑카 국제페스티벌에서 <엄마의 항아리> 안무로 작품상 수상, 같은 해 모스크바 국제페스티벌 공연 및 콘퍼런스에 참여하여 논제 발표 및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스페인 국립예술대 워크숍에 초청받았으며, 2017년 제1회 댄스플레이 작가전 예술감독을 맡아 성공을 거두어 국제페스티벌로 확장했다. 2018년 일본 SAI 페스티발 심사위원 및 디렉터, 2019년 모스크바 국제페스티벌 공연 및 워크숍을 진행했다. 현재 제4회 SDP 국제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총괄 디렉터와 ‘댄스씨어터Nu’의 디렉터, 삼육대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댄스플레이협회 홍선미 안무가는 국내 극무용 안무의 달인 안무가로서 오랫동안 연극과 무용을 넘나들면서 실험적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녀가 20대에서 5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를 동등한 조건으로 참여시켜, 국내 선발전을 통해 심사한 작품과 연기자들은 해외에서 열띤 호응을 받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은 SDP국제페스티벌이 대전에서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었고, 뜨거운 열정과 번뜩이는 안무력을 보이는 홍선미 예술감독과 노심초사하며 여름을 작품에 몰두한 예술가들의 노력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홍선미 SDP 집행위원장의 주도적 역할로 이루어지는 ‘제4회 국제무용제’는 대전의 하늘 아래 이루어지는 작은 행사이지만 그녀의 창의적인 발상과 자신이 추구해온 원대한 꿈이 지구촌 공연예술가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젊은 연희자들이 무르익어가고 있는 봄처럼 영글어 가길 바란다. 늘 심오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감동시켜온 홍선미 감독의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인 작품들과 함께 이번 행사에서도 빛나는 결실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장석용(SDP 조직위원장,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