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현(李佶炫, Lee Gil Hyun)은 아버지 이상화, 어머니 명노수의 세 딸 가운데 둘째로 임신년 구월 청양에서 태어났다. 추석 분위기를 타고 태어난 길현은 충남 청양초, 공주여중, 충남예고를 다니면서 한국무용을 수련했다. 국민대 예술대학 공연예술학부로 진학한 그녀는 학사, 동 일반대학원 공연영상학과 무용학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박사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다. 언니의 춤추는 모습에 매료된 유년의 그녀가 성장하며 일군 청춘 다이어리의 기록이다.
어린 길현은 내성적 성격에서 무용을 통해 내면의 감정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면서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길현의 기억에 그녀를 춤으로 인도하고 한국무용을 통해 온유를 가르쳐준 윤금선 선생, 충남예고에 진학하여 춤과 삶에 대한 태도·항상심을 지도한 원유선 선생, "삶과 춤은 하나며 그 속에서 나는 순간의 꿈을 꾸고 있는 사람으로 매사에 충만한 마음으로 지내라"라고 따스하게 지도하는 이미영 교수가 그녀의 대표 스승이다.
이길현은 고1 때부터 혼자 독립해서 살아왔다. 가족과 함께 지낸 시간이 혼자 지낸 세월과 비슷해지면서 어떤 일이든 혼자서 잘 해결하고 이겨내었다. 그런 그녀에게도 많은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가족은 늘 많은 말보다 따뜻한 손길과 격려를 보냈다. 그 길에서 만든 이길현의 대표 안무작은 <천사들도 발 딛기 두려워하는 곳>, <아브라삭스(Abraxas)>, <고도>, <아브라삭스(Abraxas)-두 번째 사유>, <틀(Frame)>, <데미안(Demian)-내면의 사유> <CODE-강강:술래>이다.
이길현의 최애 안무·출연작은 '데미안'이 동인(動因)이 되어 존재의 물음을 사색한 <Abraxas>(아브락사스, 2018) 이다. 인간은 매 순간 인생의 실험에 놓이며 심연에 던져진 우리는 자기 세계 안에서 살아감을 느낀다. 그 안에서의 삶은 인생 확장의 과정이며 우리는 자신의 내면 동력으로써 그 세계를 파괴하고자 한다. 거대한 천은 하나의 세상, 그 안에서 그녀는 자기 삶의 구조의 틀을 깨고 다른 틀과 만나는 인생의 흐름과 연관 짓고 작품을 전개한다.
한국무용가 이길현은 무용과 닿아있는 시와 산문을 좋아한다. 춤은 몸 시(詩)이며 이야기가 있다. 시는 소극장에서 15~20분 이내에 안무가의 생각을 함축적으로 녹여낸 무용작으로 느끼며, 은유와 비유 같은 다양한 기법을 통해 작가의 심상을 글로 표현한 시인의 피땀눈물을 고아내어 표현하는 춤으로 여긴다. 산문은 소극장에서 확장된 대극장 무용 작품으로 운문의 함축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작가의 생각을 긴 호흡으로 구성하여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길현에게 긍정적 자극과 힘을 준 작품 가운데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사업 닻(DOT)에 선정된 최명현의 <시간은 무게다>라는 작품이 있다. 작품의 주된 메시지는 비슷한 상황에서 개인이 느끼는 감정과 감각의 무게가 다르듯 삶을 대하는 삶의 무게가 가벼운지 무거운지에 관한 질문으로서 소리와 신체 움직임에 대해 관계성을 찾는 작품이다. 물이 깨지고, 유리가 자라고, 소리가 녹는 감각의 형태로 마음이 흘러 시간은 무게로 남는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이길현은 판댄스컴퍼니 부대표,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강선영류 태평무 전수자, 한국춤협회 이사, 충남예고 무용과 강사(2018~2021), 한국연구재단 일반공동연구 보조연구원(2019-2022), 한국춤협회 한국무용지도자자격증 2급취득(2020), 선화예고 방과후 실기강사(2022)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고 있다. 아울러 이길현은 제22회 인천광역시 전국학생무용경연대회 대학부 한국무용부문 대상(인천광역시), World Grand Prix Dance Contest Conference Korean Dance Honorary prize(World Total Dance Association), 제4회 한국춤경연대회 대학부 전통 은상(한국춤협회), 2014 전국무용경연대회 한국무용 대학부 전통 금상(장관상, 한국문화예술국제교류협회)에 걸친 수상 경력을 소지하고 있다.
이길현은 오직 정상 정복을 위한 등산을 지양하고, 우보(牛步)로 주변의 꽃도 보고 잠시 앉아 물도 마시고 사람들과 담소하는 편이다. 그렇게 한발 한발 걷다 보니 어느덧 산의 초입을 지나 중간을 향해 걷고 있다. 지금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춤 앞에 겸손한 자세로 묵묵히 수양하고 있다. 그녀는 삶과 마음에 관한 메시지로 창작을 이어가며, 이후로도 오랫동안 사람들과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순간순간 감사한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그녀의 꿈이 알차게 영글어 우리 춤의 예술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
◇이길현의 최근 공연 활동(2018~2021)
2018 페스티벌: 안무하지?! <Abraxas> 안무 및 출연(2018.01.28. 인천아트플랫폼)
제19회 드림앤비전 댄스페스티벌 <Abraxas> 안무 및 출연(2018.03.30.~31. 포스트극장)
제32회 한국무용제전 대극장부문 <미얄? 美얄!> 출연(2018.04.20.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너울, 김세정의 춤 <화이, 두 마음을 품다> 출연 한국예술종합학교(2018.06.15. 석관동 예술극장 중극장)
국민대 & PAN Dance Company 공연 출연(2018.06.23. 서울놀이마당)
제22회 충남예술고등학교 예술제 <달가> 공동안무(2018, 충청남도 학생교육문화원)
2018 춤&판 <강선영류 태평무> 출연(2018.09.07.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
창작산실II 라이징 코레어그라퍼스<Abraxas> 안무 및 출연(2018.10.12. 포스트극장)
2018 Kookmin Dance Festival 출연(2018.11.22..~23. 국민대 예술관 대극장)
판댄스컴퍼니 정기공연 화(꽃), 화(和), 화(化) 출연(2018.11.28. 국립민속박물관)
2018 제23회 충남예술고등학교 예술제 <四季(달의 여정)> 공동안무(충청남도 학생교육문화원)
2019 Kookmin Dance Graduate school performance <고도> 안무 및 출연(2019.09.25 국민대 예술관 소극장)
국민대 무용전공 20주년 행사 국민*댄스20 페스티벌 출연(2019.11.13.~14. 국민대 예술관 대극장)
판댄스컴퍼니 정기공연 <중도> 안무 및 출연(2019.12.13. 두리춤터)
2020 제3회 서울국제댄스페스티벌 인 탱크 마라톤 공연 <朒: 차지 아니하다> 출연(2020.07.12. 문화비축기지)
아산시무용단 <춤극 이순신 비상> 출연(2020.10.11. 충남도청 문예회관)
제34회 한국무용제전 소극장 부문<Abraxas-두 번째 사유> 안무 및 출연(2020.10.27. 서강대메리홀 소극장)
내일을 여는 춤 <틀(Frame)> 안무 및 출연(2021.03.12.-13.포스트극장)
풍속화로 보는 한국 민요춤 <씨실과 날실의 교차> 안무(2021.05.15. 윤동주시인의언덕)
거북아 거북아 놀아라. <옹헤야, 어절씨구! 농사춤_ 논농사춤> 공동안무(2021.06.24. 돈화문국악당)
제24회 충남예고 예술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공동안무(2021, 충청남도학생교육문화원)
2021 고무신춤축제 국민대학교 작품<Demian-내면의 사유> 공동안무(2021.09.03. 국민대 예술관 대극장)
2021 Kookmin Dance Festival 한국무용 <Demian-내면의 사유> 공동안무(2021.11.25. 국민대 예술관 대극장)
PAN Dance Company 10주년 기념공연 <CODE-강강:술래> 공동안무(2021.12.08. 국민대 예술관 대극장)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