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악단장으로서 '가요무대' 창립부터 20년간 지휘자 역할을 맡아온 원로 작곡가 겸 연주자 김강섭이 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고인은 1932년 9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한 후 1961년 KBS에 악단장으로 입사했다. 1985년 11월 4일 방영한 '가요무대' 1화부터 음악 지휘를 맡았다.
그는 1995년 KBS에서 정년퇴임했으나, 가요무대 상임지휘자 자리는 여전히 유지했다. 이후 2005년까지 총 20년에 걸쳐 900회가 넘도록 프로그램의 '산 증인'으로 활약했다.
'가요무대' 외에도 고인은 음악계에 수많은 족적을 남겼다. '하숙생'으로 유명한 가수 고(故) 최희준(본면 최성준)을 스카우트해 예명을 지어줬으며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김성국의 '불나비', 군가 '팔도 사나이' 등을 작곡했다.
고인은 생전 KBS에서 오랜 기간 머무른 것을 두고 "김일성 빼고는 한 직장에 가장 오래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대중음악계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으며 1997년 한국방송대상 음악상 개인부문, 2005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연주인상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11일 서울성모장례식장 10호실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