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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느린 걸음으로 자연을 채집하는 사유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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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느린 걸음으로 자연을 채집하는 사유의 작가

[미래의 한류스타(131)] 김영은(서양화가, 제이아트·프린스턴 갤러리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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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작 In my dream(2022, 조형아트서울)
떡갈나무 리본 달 때마다 미소가 피어난다/올망졸망 사이좋은 바둑이처럼/거침없이 쾌활하게 자유롭게 뜀 바위를 오가는 꿈을 꾼다/열정은 달빛을 푸른 빛 연못에 머무르게 하고/뜨거운 사랑의 훈풍이 열매를 여물게 한다/흔쾌히 친구가 되던 저녁 어스럼/보랏빛 제비꽃 소담스러운 날개를 접고/경건하게 두 손 모으고/자신을 화평의 도구로 써달라고 기도한다/은은한 빛으로 응대하는 자수정/스머프가 사는 은하수로 길 밝힐 듯하다/산토끼 빨간 여름 행낭에 한가득 모여든 들 열매/풀 내음 가득한 길의 끝은 또 다른 시작/가벼운 격려로/여름 풍경이 운다

김영은(金榮垠, Kim Young Eun)은 임술년 2월, 아버지 김진철 어머니 박효식 사이의 네 딸 가운데 셋째 딸로 원주에서 출생했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늘 그림으로 생각을 떠올렸다. 무엇인가를 들으면 현실에 없는 형상이 이미지로 나타났고 상상 속으로 빠져들곤 했다. 어느새 노트와 도화지에는 그림으로 가득했다. 주로 그림으로 타인과 소통하던 중·고등 시절, 색상의 조화를 신경 쓰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그림책을 몇 권 만들었다. 이후 그녀는 회화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한국폴리텍대학 산업디자인과 졸업 후 전북대 한옥건축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만학도이다.
그녀는 사람이 가장 즐거울 때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표현 수단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때라고 생각한다. 인생이라는 시간을 살아가면서 배우는 삶의 가치들을 상징적인 캐릭터와 적절한 색상의 조화로 표현하는 것은 글로써 표현하는 것 이상의 공감을 이끌어 내게 해주는 최고의 표현 방법이 그림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동기가 자신의 현재를 만들어 준다고 믿고 있다. 보통 화가들은 캔버스라는 2차원 공간에 '공간과 캐릭터'의 감성을 표현해내는 마술 같은 능력이 있지만, 여전히 2차원 공간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제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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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작 In my dream(2022, 조형아트서울)

김영은 작 그들만이 사는세상(2022)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은 작 그들만이 사는세상(2022)

영은은 욕심이 많은 편이어서 실제적으로 공간의 조화에도 관심이 많다. 그림을 배우는 과정 속에서도 개인적으로 공간 디자인을 연습하고, 그 공간에 조화되는 조형물을 만들어가면서 시간을 투자한다.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공간 연출은 그림의 색 조화처럼 공간에서도 색의 조화가 나타나며 더 깊은 감성의 만족을 이끄는 묘미를 연출한다. 그녀가 인테리어 디자인에 발을 담근 이유이며, 최근에는 한옥의 매력에 푹 빠져서 한국적 공간과 모던 스타일의 조화에 점점 관심이 커져 가는 것 같다. 색의 조화를 2차원 개념에서 3차원 공간으로까지 확장해 나아가는 시도가 김영은의 독특한 정체성이다.

회화 작업에서 물감을 다루거나 구성할 때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기본기 연마에 많은 도움을 주는 중견 작가나 미대 교수의 조언과 비평을 받는다. 김영은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앙데팡당전(2014)에서 출품했던 '음지와 양지'라는 입체 미술 작품이 그녀에게는 새로운 시도의 출발점이 되었다. 독특한 소품 가구를 디자인 및 제작한 뒤에 그 위에 회화를 접목한 작품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라는 콘셉트로 출품했는데 현지에서의 판매와 국내 아트페어에서도 판매와 주문을 받는 등 좋은 호응이 좋아 그 작품을 무척 사랑한다.
김영은 작 그들이 사는 세상(2022)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은 작 그들이 사는 세상(2022)

김영은 작 임마누엘 115x145cm, acrylic 혼합재료, 2022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은 작 임마누엘 115x145cm, acrylic 혼합재료, 2022

색의 조화 2차원 개념에서 3차원 공간까지 확장


현재 김영은은 현실적 미술 세계와는 많이 동떨어진 듯한 상상 세계의 작품 제작에 관심이 많다. 그녀는 잭슨 폴락과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그녀는 아직 초현실주의 세계를 이해하는 전문적 수준은 아니지만 잭슨 폴록의 "무의식이 나를 표현하게 한다"라는 자세에 대해서 크게 존경하고 있다. 그림은 수학적 순서가 아닌 자신의 본능적 감각의 순서로 진행되며, '색의 조화' 부분에서 '무의식의 영역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끌어 낸다'라는 철학에 공감한다. 작가는 한 번의 작업으로 두 번 다시 동일하게 만들 수 없는 가치의 작품이 진짜 진실된 가치라고 인식한다.

김영은은 뉴욕아트엑스포(2013)에 출품했던 '우드버닝아트 시리즈'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는다. 어린 시절 재밌게 봤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의 폴>을 보면 마술로 벽의 세계에 들어가는 상상의 나라 이야기에서 벽지나 나무 면에 자연스럽게 나타난 문양을 보면서 마치 다른 세계가 그 안에 있는 듯한 상상을 해보곤 했다. 자연스러운 문양에 조화된 자신의 상상력의 나라가 동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즐거운 기회였고, 어린 시절의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좋은 기회로 즐거움을 선사했던 작품들이었다. 토끼를 표현한 작품 '꿈'은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등장하는 토끼 한 마리가 현실 세계에 있는 엘리스를 환상의 나라로 이끌어주는 존재로 나타나는 것이 흥미의 계기가 되었다.
김영은 작 음지양지(2014, 프랑스 앙데팡당전)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은 작 음지양지(2014, 프랑스 앙데팡당전)

김영은 작가의 그림 작업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은 작가의 그림 작업


나무 표면에 자연스럽게 나타난 문양의 세계로 토끼가 자신을 동일하게 초대한 듯한 기대를 표현했다. 꿈은 오늘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인식된 어떤 존재가 보여준 기회로 인해 그 방향으로 이끌려가는 인생의 원칙을 표현한다. 그녀는 최근의 연작물도 대표작에 넣고자 한다. 대작인 파파 스머프를 표현한 '임마누엘'은 어린 영은에게 슈퍼맨이었던 아빠를 스머프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숲속 버섯마을의 수호자인 파파 스머프는 마치 어릴 때 말만 하면 자신의 책상과 의자, 침대, 장난감 등을 뚝딱뚝딱 요술 방망이처럼 만들어 주던 자매들의 수호자인 아빠를 스머프에 투영시켜 가족을 지켜주는 의미를 담아낸다. 나이 든 파파 스머프는 여전히 가족과 숲속 마을의 영원한 영웅으로 존재한다. 이 외에도 숲속의 버섯마을과 스머프들의 이야기를 연작으로 풀어내고 있다.

영은은 일과 작업, 가정을 병행하며 자신의 관심사인 미술 전시만 겨우 시간 내 간간히 들러보고 있는데, 주로 아트페어를 방문하고 있다. 작가들의 모든 상상력의 집합체인 아트페어는 영은에겐 환상과 모험과 꿈의 공간이다. 자식들과 다니는 모든 미술 전시는 그녀에겐 늘 감동의 공연이다. 창작자에게 슬럼프는 늘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작가에게 슬럼프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찾아내는 모험의 기회이다. 영은은 공간 디자인 작업도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2차원 캔버스에 나타내야 할 새로운 영감을 자주 발견한다. 슬럼프는 은둔으로 가면 진짜 슬럼프로 끝나버리지만, 기회로 받아들이고 긍정하면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둔감했던 감각이 새롭게 활성화된다. 이런 믿음으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내게 된다.
김영은 작 꿈(2013, 뉴욕아트엑스포)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은 작 꿈(2013, 뉴욕아트엑스포)

김영은 작 꿈(2013, 뉴욕아트엑스포)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은 작 꿈(2013, 뉴욕아트엑스포)


김영은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주목할예술가상 수상(2021) 작가로서 (주)안김디자인 이사, 에드나디자인 대표, 제이아트, 프리스턴 갤러리 소속 작가이다. 그녀는 미술 경력으로 뉴욕아트엑스포(2013), 서울오픈아트페어(2013), 프랑스 앙데팡당전(2014), 앙데팡당 리뷰전(2014), 필라코리아 100인초대전(2015), 서울아트쇼(2016, 2021, 2022), 조형아트서울(2017, 2022), 서울아트엑스포(2018), 서울아트쇼(2021), '어나더레벨' 갤러리 초대전 예정(2022), 국내외 아트페어 및 다수 그룹전에 참가했고, 디자인 경력으로 KBS1 '아름다운 집' 똑똑인테리어 코너 출연, KBS1 '아름다운 집' 풀하우스 코너 출연, MBC 생방송 '오늘아침' 출연, 그외 다수 SBS, KBS2 공영방송 아침방송 인테리어 전문가로 출연, 여성부 산하 경력단절녀를 위한 디자이너 강의(2021),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디자이너 전문직 강의(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5관 뷰티체험관 전체 디자인(2021), 전남대 글로벌 라운지 리뉴얼 디자인(2021), 월간 전시가이드 '작품세계엿보기'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김영은(서양화가, 에드나디자인 대표, 제이아트·프린스턴 갤러리 소속 작가)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은(서양화가, 에드나디자인 대표, 제이아트·프린스턴 갤러리 소속 작가)


김영은, 앞으로 그녀는 현재 일하고 있는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술계에서도 자신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인정받아 작가로서도 명맥을 유지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시월이 오면 한 달 동안 송도 갤러리 '어나더레벨'에서 「Papa is love」라는 주제로 초대전을 준비 중이다.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사랑의 헌화(獻畵)이다. 스머프 캐릭터에 투영된 아버지는 위대하다. 힘들게 삶을 영위해온 부모에게 올리는 따뜻한 전시가 감동으로 느껴지기를 기원한다. 늦게 시작한 작가가 인정받을 때 모두가 신이 난다. 김영은의 느긋한 전진에 격려를 보낸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