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음악에도 있는 4/4박자의 리듬은 드럼과 베이스 주자에 의해 연주된다. 아프리카 음악엔 스윙이 없지만 유럽의 정규 박자에 아프리카의 리듬 감각이 적용되면 저절로 스윙은 만들어진다.
스윙은 유럽음악의 정확성과 비교할 수 없는 형식을 재즈에게 준다. 학구적인 훈련으로 스윙을 배울 수는 없다. 재즈 음악가는 스윙의 흐름을 알기에 악보보다 더 자유롭게 연주한다. 복합리듬은 흑인의 혁신이 아니며 현대 유럽음악에서 간헐적, 임시적으로 쓰인다.
재즈의 복합리듬(polyrhythm)은 특성과 효과 면에서 다성 가곡이나 그 외 복합 리듬과 상이하다. 두 리듬을 충돌시킬 때, 특이한 흥분은 서양음악에선 획기적이다. 복합리듬은 재즈가낳은 공적이다. 재즈 밴드의 음색은 클래식 음악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준다.
재즈 종지와 악절의 전환에서 복합리듬의 사용과 블루스와 폭스트롯의 방법들이 자주 등장한다. 격렬함과 애처롭게 울부짖는 소리, 한숨과 신음하는 인간의 목소리가 있다. 규율은 없고 표현적이고 폭발적인 재즈 연주는 원시적 진솔로 미학적이기 보다 윤리적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Catch me if you can>는 전자와 공감대를 갖는 실례이다.
attack, vibrato, accentuation, phrasing, 리듬 배치가 없는 재즈는 무의미하다. 세심한 미묘함에 의존하는 재즈는 악보보다 표현에 의존한다. 재즈와 모던 콘서트의 화성 변화는 같은 맥락이다. 밥 재즈 연주자는 5음에 최초로 b을 넣었고, 3온음과 일치한다.
현대음악에서 3온음의 사용은 Hindemith, Bartok, Stravinsky, Honegger, Mihaud 등에서 주요 법칙이다. 3온음은 증4도와 감5도까지 포함되나 Hindemith은 3온음과 화성 기초와 무관하다. 화성 영역에 속하지 않는 3온음은 재즈의 전통적 소리에 기여한다.
현대 심포니음악에서 3온음과 b이 된 5음은 조성을 해체하기보다 느슨하고 다반사적 화성을 위한 것이다. 이 현상은 밥음악가와 유럽 음악가를 한데 묶어 화성과 음색에서 일치감을 보인다.
재즈 밴드는 현악기의 생략으로 특별한 색감을 유도하고 리듬악기(banjo, piano, bass, drum)와 멜로디 악기(clarinet, trumpet, trumbone, saxophone)로 분류한다. 리듬 부분의 율동적 진동 위에 멜로디 악기는 독립된 리듬과 대위법을 만들어낸다.
현악기 없는 울림은 작곡가에게 현악4중주와 현악기군의 배합에서 탈피해 음색의 실험을 유도한다. Stravinsky의 발레곡 <결혼>
은 3종 변형으로 재편곡되었고 그 중, 마지막 곡은 4대의 피아노와 13개의 타악기를 위한 곡이다.
블루스와 랙타임에서 생긴 케이크워크, 카드리유와 지그 같은 춤곡과 행진곡을 토대로 한 재즈의 타악기 리듬은 유럽의 몸채를 갖고 여기에 아프리카의 영혼을 덧댐한 것이다. 빈센트 미넬리 감독의 < 파리의 아메리카인>(1951)에서 그 실례를 찾을 수 있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