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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한국의 골프발전은 주니어 육성이 우선돼야"...대한골프협회 강형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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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한국의 골프발전은 주니어 육성이 우선돼야"...대한골프협회 강형모 회장

강형모 KGA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강형모 KGA 회장
골프대중화를 위해서는 협회+정부 '윈윈' 정책 필요
주니어 등 스타발굴과 함께 정부역할이 뒷받침돼야

'골프대중화'라는 큰 짐을 짊어진 대한골프협회(KGA)는 한국골프의 총본산이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처럼 한국에는 KGA가 골프의 모든 것을 관장한다. 국내 골프는 남녀 프로골프단체인 KPGA와 KLPGA가 활발한 경기운영을 통해 골프팬들이 TV를 만나고, 현장에서 소통하면서 골프가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며 대중화의 초석이 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KGA는 주니어 스타를 발굴 및 육성에 앞장서고,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창열), 한국대중골프장협회(회장 임기주)와 연대해 골프 대중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펼치며 골프 발전을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골프코스세미나는 KGA 총수인 강형모 회장(유성 컨트리클럽 회장)을 만나 한국골프가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물어봤다. [편집자 주]

-KGA는 어떤 단체인가.
“사실 골프대중화는 우리 협회가 1965년 설립된 이후 계속 주장해온 것이죠. 1967년 골프인구가 5000명도 안 되던 것이 2021년에는 스크린 인구까지 포함하면 참여 골프인구가 무려 1176만명이나 됩니다. 여기에 골프전문방송국이 2개나 되고, 수시로 골프방송을 하는 곳이 5군데, 골프 유투버는 셀 수도 없을 정도 많이 있죠. 가히 '골프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골프를 수십년, 수백년을 내다보고 어떻게 골프스타를 발굴, 육성시킬가하는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타가 나와야 팬들이 늘어나고, 실제로 참여하는 골프마니아들이 증가하기 때문이죠.”
유성컨트리클럽 강형모 회장이 지난 6월 15일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 KGA 20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5년 1월 정기총회 전날까지다. 강 회장은 2021년 1월 경선을 통해 제19대수장으로 당선된 이중명 전 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나면서 잔여 임기를 맡게 된 것이다. 강 회장은 유성CC 창립자인 고(故) 강민구(1925~2014년) 회장의 장남으로 대를 이어 유성 컨트리클럽 경영을 맡았다. 강 회장은 유성컨트리클럽 대표이사로 2004년부터 협회와 인연을 맺은 후 이사와 선수강화위원장, 그리고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했다. 상근부회장 재직기간에 ▲2006·2010 아시안게임 전 부문 금메달 ▲2010·2016 세계여자선수권 개인·단체전 석권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부 금메달 등 성과를 냈다. 또한, 강회장은 국제골프연맹(IGF) 행정위원 및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APGC) 이사로 수년간 활동한 국제통으로서 국제관계 강화와국내 선수의 해외 진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꿈나무 훈련을 위해 유성CC 코스를 개방해왔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대전광역시 골프협회장을 맡았다.

-한국의 골프발전의 밑거름은 무엇인지.
“한국의 미래 골프는 주니어 육성에 달려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니어 골프인구를 늘리고, 성인이 되어도 계속 골프를 할 수 있다면 골프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정책이 중요한 거죠. 최근 정부에서는 엘리트 체육에서 학교체육, 주말리그, 스포츠클럽 중심으로 가는 과정에 연착륙한 스포츠 종목도 있지만, 골프와 같이 교육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따라갈 수 없는 예외적인 종목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니어 선수 육성 방안으로 정부 정책이 종목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바람에 지난 수년간 골프는 선수 육성에 많은 혼선과 차질을 초래한 것이 사실입니다. 협회는 이러한 잘못된 정책이 추진되지 않도록 더욱 더 적극적인 자세로 관계부처와 소통하고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죠.”

강 회장은 이러한 정부정책과 발맞추면서 선수들의 발굴, 육성은 지자체에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안정된 생활 속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시·도협회와 함께 항상 협의하며, 함께 정책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며, 교육제도가 타 종목과의 형평성을 내세워 예외를 두지 않다보니 골프선수들은 교육부의 정책을 준수하면서 골프활동을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제약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탓에 일부선수들은 방송통신고로 전·입학을 하거나 일반고를 자퇴한 후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운동을 하는 등 청소년 시기에 친구들과도 멀어지는 왜곡된 교육환경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강 회장의 생각이다.

선수 출신인 강 회장은 '골프 꿈나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2001년 1월부터는 대전시 골프협회장 바통을 넘겨받아 골프 대중화와 꿈나무 발굴에 열정을 쏟아 부었다. 이제 골프전설이 된 박세리를 '발견' 한 것도 강 회장이다. 박세리의 유성초등학교 시절 실력을 알아보고 아버지 강민구 명예회장에게 후원을 건의했다. 강 회장의 '안목'을 믿고 강민구 명예회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 오늘날의 박세리가 나올 수 있었다는 얘기다. '박세리 발굴'은 강 회장이 선수 출신이었기에 가능했다. 강 회장은 고려대학교 시절인 1977~1978년까지 2년간 대표선수로 뛴 경험이 있다.

박세리는 감사를 전하는 마음으로 유성CC 퍼트 연습장에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골프장을 찾던 어린시절, 막연히 세계 정상을 꿈꾸며 골프채를 잡던 내게 유성컨트리클럽은 언제나 포근한 어머니의 품 같았습니다"라는 글귀의 감사비를 남겼다.

주니어 골프에 대해 강 회장의 생각은 조금 남다르다. 강 회장은 “우리 골프계 내부적으로 선수 지도자나 학부모들도 이제는 공부와 병행하는 시대에 맞는 선수 양성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골프선수들이 학교에 적을 두고 운동할 수 있도록 골프운동부 설치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죠. 현재는 정부정책으로 학교내 골프 운동부가 폐지되거나, 기피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하루 빨리 지역에 골프선수들을 받아 줄 수 있는 학교가 많이 생기도록 하는 정책이 시급합니다”라고 주장한다.

주니어 육성 발전을 위해서는 시·도골프협회나 골프연맹에서 양질의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얘기다. 여기에 골프장들도 주니어 및 아마추어 대회를 적극 유치할 수 있는 제도보완이 급선무다. 골프장의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들은 지자체에서 실내 체육관이나 운동장들을 소유하고 있어 대회 개최에 문제가 거의 없다. 하지만 골프는 기업들이나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시설이어서 정부 지원이 적극 요구되고 있다. 일부 시·도골프협회가 주니어 대회를 개최하려 해도 골프장이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나 인천지역의 선수들은 대회를 주최 및 주관하는 협회가 지역 내 골프장 임대가 쉽지 않거나 임대로를 너무 높게 책정해 군산CC 등 수도권 이외의 지방까지 내려가 대회를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한국의 주니어 골프는 KGA 등 시·도골프협회도 노력을 하겠지만 정부 도움이 절실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강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유성CC에서 개최되고 있는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가 국내 최고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버지의 뜻을 기리기위함도 크다. 강 회장은 '강민구배 제43회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부터 캐디 없이 선수가 직접 골프백을 어깨에 메거나 개인 카트를 끄는 '노캐디· 노카트' 원칙을 처음으로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선수들은 캐디 없이 코스 공략과 그린 높낮이, 스피드 등을 스스로 판단하면서 라운드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력 향상과 함께 선수 각자의 창의력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강 회장의 주니어에 대한 골프철학이다.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자 이효송. 사진=KGA이미지 확대보기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자 이효송. 사진=KGA

-정부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골프인구가 확대되려면 스타선수가 있어야 하죠. 그래야 골프가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얻어 신규 골프 인구가 자연스럽게 증가되겠죠. 이를 통해 골프산업이 발전하고, 골프 인구도 늘어나 전반적인 대중화가 이루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유기적인 활동들을 이끌어 내려면 정부의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얘기죠. 또한, 우리 골프계도 저가의 요금 정책이나 사회 기여 등에 더 많은 노력을 수반해야 하죠. 우리도 이미 노령인구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노령화 시대에 노인과 유소년들을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골프 요금제 개발 등이 필요합니다. 유소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부담없는 골프활동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게 된다면 정부로부터 노령화 시대에 최적화된 종목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어 골프인구 확대의 길로 갈 수 있겠죠. 이를 위해 정부도 골프장 중과세를 일반과세로 부과하고, 골프에 대한 고비용 정책을 개선해야 합니다. 신규 골프장의 인·허가 시에도 산악지대가 아닌 접근성이 용이하고 평지가 많은 지역을 승인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골프장 개발비용을 최대한 낮춰 이용요금을 저렴하게 함으로써 노령화 시대에 걸맞게 편안한 코스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골프대중화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협회에 대한 미래 구상이 있다면.
“대한골프협회는 최초에 골프인들이 중심이 되어 골퍼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내고, 나중에는 뜻있는 골프장들이 주축이 돼 회비를 내 발전시켜온 단체입니다. 그래서 우리 협회를 골프인들이면 누구나 애정과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골퍼들과 함께 하고 소통하는 단체로 만들어 보는 것이죠. 특히, 국가대표 및 주니어들이 마음 놓고 경기와 훈련을 할 수 있는 전용 훈련장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시·도골프협회와 논의중인데 앞으로 잘 추진돼 선수들을 위한 시설이 건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협회는 골프장 회원사들이 만든 단체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전국골프장이 대한골프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골프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각종 사업에 동참하길 기대합니다. 골프장들이 우리 협회와 함께 한국 골프발전에 기대하며 많은 국민들이 골프활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켰으면 합니다.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남녀 한국오픈을 단독 개최하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내셔널 타이틀 대회 마케팅사업 활성화를 통해 중계권 수입과 관람권 수입 등을 창출해 골프 인프라 구축사업에 재투자함으로써 협회가 재정적으로도 안정화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골프도 프로수준급인 강 회장은 10살 때 처음으로 클럽을 잡았다. 드라이버 거리가 300야드를 넘고, 베스트 스코어는 18홀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핸디캡 3의 선수급 골퍼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대회에서는 늘 장타나 메달리스트를 차지할 정도로 경영인 중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다.

강형모 회장은 “골프는 욕심을 버려야 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우리들 인생과 같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남을 배려하고 진실성을 요구하는 골프의 기본 정신이야말로 살아가는 데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골프관을 전했다.


안성찬 글로벌이코노믹 대기자 golfahn5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