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은 11일 피해자 A씨의 유족이 일본제철(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일본제철의 손배 책임을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1943년 3월 전북 김제시의 역전에서 일본군에 끌려간 뒤 규슈의 일본제철 야하타 제철소에서 무급으로 강제노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44년 4월 일본군에 배속됐다가 종전 후 제대해 귀국, 2012년에 숨졌다.
대법원은 지난달 21일 또 다른 피해자들과 유족이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유사한 소송에서도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적 견해를 명확히 밝혔다”고 판시했다.
피해자들에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 사유’가 있었으므로 시간이 지나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일본 기업의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 기업들이 배상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유족들이 배상금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대신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이 하급심에서 강제집행정지 담보 성격으로 공탁한 돈을 받겠다며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수습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