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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안 다녀도 돼요”…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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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안 다녀도 돼요”…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 열려

서울 84개교 학생과 대학생 멘토단 등 1500명 참가…대입 모의 실기고사 경험
“‘홀로 체대 준비생’이 현장감 느낄 수 있던 기회”
실기 기록 데이터화 통해 대입 자료로 활용

14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에서 한 학생이 10m 왕복달리기를 하고 있다.사진=서울시교육청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에서 한 학생이 10m 왕복달리기를 하고 있다.사진=서울시교육청
“와아아” 체육관 입구에 들어서니 한 남학생이 기쁨의 비명을 지르며 주먹을 쥔 손으로 바람을 가르고 있었다.

이 학생은 10m 왕복달리기에서 1위를 하자 이같이 기쁨의 포효를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4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84개교 소속 학생과 학부모, 대학생 멘토단 등 1500여명이 참가한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을 열었다.

오전 9시 40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오후 6시까지 쉴 틈 없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A, B조로 나뉘어 실제 대학에서 입시를 치르듯 모의실기 고사를 치렀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은 ‘최강 피지컬 8(인)’에 올라 ‘왕중왕전’을 벌였다.

제자리멀리뛰기 2.27m, 배근력 130을 달성해 각각 1등을 한 덕성여고 2학년 이영화 학생은 “마치 선수가 된 것처럼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말했다.

올해부터 체육에 관심이 생겨 체육대학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는 이 양은 “교내 자율주제탐구 활동으로 배구 경기를 보러 간 적 있는데, 선수들이 몸 푸는 장면을 보며 덩달아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며 “오늘 경기에 참여하며 나도 ‘선수로서’ 긴장감을 느꼈다”며 웃었다.

14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에서 학생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에서 학생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민지 기자


이번 행사가 진로·진학에 크게 도움 됐다는 학생도 있었다.
송곡고 3학년 이석원 학생은 서전트점프에서 81, 배근력에서 268을 기록해 1위의 영광을 두 번 누렸다. 그는 “학교에서도 체육 중점반에 소속돼있어 여러 실기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 같은 큰 행사는 또 느낌이 다르다”며 “체대 입시를 위한 공교육 지원이 잘 돼 있어 학원에 갈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전 종목에 참여한 덕성여고 3학년 박지해 학생도 비슷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체대 진학을 희망하지만 사교육을 받지 않는 상태라 현장감을 느낄 기회가 적었는데, 이번 기회로 큰 체육관에서 실기를 치러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생 멘토단도 이 자리에 참여해 체대 진학을 희망하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가장 앞줄에 자리 잡은 성신여대 운동재활학과 학생들은 미래의 후배들과 입시 정보, 부상 고민 등을 나눴다고 밝혔다.

과거 체대 입시 학원에 다녔다던 이들 학생은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이던 터라 비교적 정보도 제한적이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며 “교육청 자체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학생들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에 대학생 멘토단으로 참여한 성신여자대학교 스포츠과학부 운동재활학과 박수아·김민지 학생이 상담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이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에 대학생 멘토단으로 참여한 성신여자대학교 스포츠과학부 운동재활학과 박수아·김민지 학생이 상담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이민지 기자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은 지난 2012년 체육중점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학생들의 객관적인 실기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진학지도를 진행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다 규모가 커지면서 참가 대상이 2022년에는 일반고 학생, 올해는 자사고·특성화고 등 관내 모든 고등학교 학생으로 확대됐다.

이번 행사로 축적된 학생들의 실기 데이터는 체육진로진학연구회가 누적·관리해 학교별 체육계열 학과 진학 정보로 체계화될 예정이다.

행사를 총괄한 김승겸 반포고 교장은 “연구회는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성적, 실기 기록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입시에 도움이 될 자료를 제작한다”며 “소속 교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 입시 컨설팅을 제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오후 시간에만 진행됐던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많은 학교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