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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고양송포호미걸이 정기발표회…지역 문화의 자존을 지키는 두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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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고양송포호미걸이 정기발표회…지역 문화의 자존을 지키는 두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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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5일(토) 오후 4시 고양문화원(GOYANG CULTURAL CENTER) 야외공연장에서 고양문화원 주최, 경기도무형문화재 제22호 고양송포호미걸이보존회(회장 조경희, 총감독) 주관, 경기도무형문화재연합회 고양신문 송포농협 일산농협 ‘영농조합법인 쌀연구회’ 호미걸이후원회 월드마스터위원회 세계명인회 대한명인회 신지식인회 카스해운 후원의 제24회 ‘고양송포 호미걸이 정기발표회’가 있었다. ‘미래를 바꾸는 힘! 고양’이라는 표어 아래 오천 년 가와지볍씨 출토 지역의 고장답게 고양특례시는 이 행사를 지원해 왔다.

일산신도시 개발이 한창이던 1991년, 오천 년 된 가와지 볍씨가 출토되었다. 송포지역은 우리나라 최초로 벼농사를 지은 지역으로 입증되었다. 벼농사에 드는 고된 노동을 이겨내고자 선조들은 소리를 하고 풍물을 쳤으며 두레소리, 호미걸이가 되었다. 송포호미걸이는 오래된 벼농사와 함께한 소중한 농경문화 자산이다. 호미걸이는 한 해의 농사 마무리와 풍년 기원의 잔치로서 고양시 송포의 김매기소리와 고양 두레 12채 농악으로 구성된다. 호미걸이는 농기를 앞세우고 마을의 당산에 올라 상산제를 올리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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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변의 고양송포(高陽 松浦) 지역은 일산신도시 개발 당시 최고 농경지였음이 밝혀졌고, 모내기와 김매기 소리인 두레소리, 두레농악이 발달해 왔다. 이 지역에는 송포 호미걸이, 맹개안 사물놀이, 용구재 아무기재, 십이지신 불한당몰이 등 여러 민속놀이가 펼쳐져 왔다. '대동놀이'의 마지막은 '호미걸이 소리'이다. 모의(模擬) 소를 등장시켜 춤을 추기도 한다. 이때 나오는 두레패의 '호미걸이의 소리'는 긴소리 · 사두여 · 양산도 · 방아타령 · 놀놀이 · 떴다소리 · 자진놀놀이 · 상사디야 · 훨훨이 · 몸돌소리 등 열 가지이다.

오천 년의 가와지소리 구음은 빛나는 문화유산이다. 구음을 유도하는 모갑이의 유도 소리가 그럴싸하다. 〔모갑이: 이편 저편 좌우편 굼방임네--. 모갑이 : 자 오늘 김도 맬만하구 날도 선선하구 아 이집에 떡쌀이 세가마 서말 석되 서홉 서작이니 옛날 옛적, 젯날젯적 떡꺼머리 총각적 헌 패래 고래적, 나무접시 마실적 팔도강산을 그릴적에 옛날 노인네 하시던 두레소리 우럭우럭 해보십시더---〕. 구음 소리는 김소리에서 몸둘소리를 오간다. 소리는 악가무의 민속놀이에 흥신을 불러오고, 마을 사람 모두의 잔치로 만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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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소리: 에—이에에 에—이에----, 에—이에에 에---어이--- 쏴----아—아----, 이---- 이히요 오-호오---- 사두여: 잉헤-헤—에히에, 잉헤-에-리이, 사-두여-- 양산도: 에-에-에에에이 에헤헤, 에-헤리 도-화- 방아타령: 에-에 에헤요 어라 우겨라 방아로구나 너니가 나누 나니가 네누 네나누 방아가 좋다-- 놀놀이: 놀-놀-놀-놀이 놀-놀-이놀아 떴다소리: 떴다 떴다 새-새소리 떴다 에-에헤요-에헤요-에이 에--에헤야 어야 어허야 헤-리 떴다 상사도야: 닐-닐리 상사도야 잦은 놀놀이: 오-오-호야 닐닐닐 헤리 도오호야 훨훨이: 우후야 훨-훨 몸돌소리: 에헤여라 몸돌려〕
호미걸이는 칠석 무렵 두벌 김매기가 끝나면 호미를 잘 씻어 걸어놓고 뒷산에서 제를 지내고 마을로 내려와 아낙 중심으로 대동고사를 지낸 후에 두레패가 대동놀이와 두레소리를 하고 집집을 돌며 액을 물리치고 복을 빌어주는 유가제를 한 뒤에 술과 떡, 음식을 나눠 먹으며 하루를 편히 쉬고 노는 풍년 기원의 마을 축제이다. 대동놀이는 두레패들이 고양두레12채가락 장단에 맞춰 판굿을 벌이고 흥을 돋우는 놀이다. 행사의 중요성을 인지한 고양시 지원의 호미걸이 발표회와 가와지볍씨축제가 20년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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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송포호미걸이는 1931년을 끝으로 중단되었다가, 원형재현을 위해 호미걸이 체험학습장을 마련(1,200여평)하여 매년 전수자들과 참가자들 모두 못줄을 넘겨 가며 모내기를 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춘사제를 지낸 후에 대동놀이를 하고, 호미를 들고 김매기소리를 한 뒤 호미걸이 놀이를 벌여왔다. 호미걸이는 1977년 김현규(金鉉圭, 1942~2004) 선생이 발굴·재현하여 1984년 경기도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종합우수상 수상 이후 1998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 현재까지 보존회에 의해 원형이 잘 보존되어 전해진다.

고양송포호미걸이는 ‘길놀이’에서 ‘뒤풀이’까지를 연행한다. 길놀이(김매기를 하기 위하여 마을에서부터 논에까지 지신을 밟는 길놀이를 한다), 모내기와 김매기(모를 심는 모내기와 피를 뽑는 김매기에 맞춰 두레소리를 부른다), 상산제(제사상을 차려놓고 마을의 수호신인 도당신에게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대동고사(마을 여자들이 함께 집안과 마을의 무사태평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대동놀이(두레패들이 고양두레 12채가락 장단에 맞춰 판굿을 벌이고 흥을 돋운다), 유가제(두레패가 떼를 이루어 집집 마다 방문하여 무사태평을 비는 덕담소리를 한다), 뒤풀이(한마당 마을에서 추렴한 음식과 술, 떡 등을 먹으며 모두가 한바탕 놀이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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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규모의 행사는 총감독 조경희(고양송포호미걸이보존회 회장)와 권슬기(고양송포호미걸이 이수자)의 엄청난 노력이 돋보였다. 조경희는 김현규를 사사했고, 고양송포호미걸이보존회 활동에 일생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조경희의 가장 미래 지향적 행위는 일산서구 법곳동에서 농지를 매입하여 호미걸이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고 매년 모내기 체험행사를 개최하여 시민들에게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고양시의 소리를 접하는 기회를 주고 있으며 호적 전수조교 김기성과 함께 후계자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24회 고양송포 호미걸이 정기발표회에는 고양가와지예술단의 경기민요(노래가락, 태평가 외), 고양송포호미걸이보존회(조경희 외 전수자들)의 앉은반으로 구성한 회원들의 고양가와지12채농악(앉은반) 연주가 그간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성공적인 공연과 한 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김보성(타악단 '쾌'단장)과 김경미의 대북연주와 김경미의 해금 연주가 ‘아란지몽’을 연출하였다. 비교적 회원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지만,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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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인 오방기(황규숙, 이원자, 박기수, 김태희, 김강보), 호적(김기성), 상쇠(조경희), 부쇠(권슬기), 제금(이옥자, 허현범, 김순애, 조봉옥, 오영옥), 징(조병선, 최금자, 정만수, 윤형욱), 장구(권가람, 김동희, 백인녀), 북(우영란, 이달세, 서덕호, 이임순, 김경애, 이인실, 안현숙, 이세림, 오순희), 제관(조병선, 채창현), 대감내외(이달세, 오순희), 아낙(조영숙, 안현숙, 양은주, 차금량, 정명화), 대북·해금(아란지몽, 김보성, 김경미) 경기민요(고양가와지예술단)의 예인들은 고양송포호미걸이보존회의 현재적 기량을 보여주었다.

송포호미걸이는 고된 농사일을 노래와 소리로 풀어가는 고양시는 물론 우리 민족의 소중한 전통 자산이다. 때약빛에서 공연한 출연진과 스탭, 시민, 관객들이 모두 하나가 된 공연이었다. 경기도를 관장하는 행정기관이나 문화재단은 앞으로도 더욱 관심을 갖고 행정적 지원과 경제적 지원 사업에 대폭적 관심을 갖고 송포호미걸이 축제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고양송포호미걸이보존회에서도 이 행사가 국제적 사업으로 발전시킬 좋은 소재임을 인지하여 세심한 배려와 구성원의 기량을 뒷받침할 출구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오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