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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의료 정상화’…‘올특위’ 출범 열흘에도 대화 진전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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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의료 정상화’…‘올특위’ 출범 열흘에도 대화 진전無

사진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붙은 전공의 이탈 관련 호소문.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붙은 전공의 이탈 관련 호소문. 사진=연합뉴스.
범의료계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출범한 지 열흘이 됐지만 의정대화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30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20일 올특위를 발족하며 “현 사태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당시 의대 교수 단체와 지역 의사회, 전공의들이 참여한다고 밝혀 올특위가 정부가 그동안 의료계에 요구했던 통일된 목소리를 내 의정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정부와 올특위는 지난 열흘간 의정간 대화체 구성 등을 위해 물밑대화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대화의 시작은 알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과 환자들이 의료공백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기대하는 것과 달리 정부와 의료계가 다시 대치 상태에서 대화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는 셈이다.

의협의 당초 계획과 달리 올특위에 전공의와 의대생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올특위에는 전공의 몫으로 공동위원장과 위원 3명 자리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몫 위원 1명 자리가 각각 마련돼 있지만 출범 열흘이 지났는데도 비어있는 상태다.

장기간 이탈과 수업거부 중인 전공의와 의대생이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는 한 의정이 어려움을 뚫고 극적인 타협을 이룬다고 해도 이들의 복귀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의료계는 계속 집단휴진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이 지난 21일 중단되고 의협도 휴진 계획을 보류했지만 세브란스병원의 연대의대 교수들은 지난 27일부터 다시 ‘무기한 휴진’을 벌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의사들 역시 다음 달 4일부터 1주일간 휴진을 계획하고 있다.

올특위는 29일 회의에서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제안한 휴진 방안을 논의한 뒤 ‘휴진이 불가피한 대토론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공의들은 지난 넉달여간 지속해온 ‘무대응의 대응’ 방침을 지속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수련병원 211곳을 상대로 온라인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전공의 사직서 수리와 관련한 세부 사항을 전달했지만, 이후에도 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이 자리에서 올해 3월 기준 레지던트 1년차는 사직 처리할 수 있다는 법률적 해석을 공유했다. 레지던트 1년차가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했다면, 2월 29일 인턴 수련계약 종료 후 레지던트 수련계약 미체결 상태가 돼 3월 1일자로 사직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이달 말까지 전공의 복귀를 설득하고 미복귀자에 대해서는 사직 처리를 해달라고 했으나 수련병원과 전공의 모두 그다지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복지부의 지난 26일 집계에 따르면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출근율은 7.7%에 불과하다. 출근한 전공의는 전체 1만3756명 중 1065명뿐이다. 지난 3일 1013명에서 고작 52명 늘었을 뿐이다.

한편 정부는 다음 주 중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중순까지 공고하게 돼 있는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을 위해서는 이번 달 안에는 결원을 파악해 충원 인원을 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정해야 한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