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집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0%로 추정했다. 2020~2021년 2.4%였던 잠재성장률은 2022년 2.3%로 떨어진 뒤 지난해 2.0%로 급락, 올해까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지목한다.
반면 미국은 2020~2021년 1.9%였던 잠재성장률이 꾸준히 상승해 올해 2.1%를 기록, 한국을 추월했다. 활발한 이민 정책으로 생산연령인구를 유지하고,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혁신 성장을 거듭해온 결과다.
영국과 독일 등 주요 선진국도 잠재성장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2020년 0.7%에서 올해 0.8%로, 영국은 2020년 0.9%에서 올해 1.1%로 각각 상승했다. 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은 2020년 0.6%에서 올해 0.3%로 하락하며 저성장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한국의 실질 GDP 증가율이 올해 2.4%에서 2028년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고령인구의 노동력 활용,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혁, 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국 경제는 저출산·고령화 심화, 생산성 저하, 혁신 부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저성장 터널'에 진입할 위기에 처해 있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단순한 숫자 변화를 넘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심각한 경고 신호다. 정부와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