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시장은 성명서에서 구리시의 인구 감소, 지역 경제 침체 등을 들어 백 시장의 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의 지적은 단순히 현시점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의 말 속엔 "구리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과거의 시선이 묻어 있다. 반면 백 시장은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추진됐던 GWDC 사업을 언급하며 “잃어버린 10년의 원인은 과거 무리한 사업 추진에서 비롯됐다”고 반격했다.
그러나 백 시장의 반박이 모든 문제를 해소하지는 못한다. 박 전 시장이 주장한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침체는 여전히 현재 구리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재건축과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인구 감소라고 해도,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시민들의 삶을 안정적으로 개선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은 필요하다. 백 시장이 내세운 상권활성화재단 운영과 롯데마트 재개장 준비는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경제 활성화의 모든 해법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민들이 주목하는 것은 정치적 공방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와 해법이 어떻게 구리시의 발전에 기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과거를 비판하며 현재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도, 현재를 공격하며 과거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시도도 모두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과거와 현재의 대립 속에서 구리시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있다. 백 시장과 박 전 시장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강화하기보다 시민들의 삶을 중심에 두고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정치적 설전이 아니라 정책적 해법과 실행력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때다.
구리시는 과거의 실패와 현재의 도전을 냉철히 분석하고, 미래를 향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정치적 대립으로 끝나지 말고,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정책 논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