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책포럼, 김태년·박홍근·오기형·안도걸 국회의원 주최로 1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고환율 고관세 시대, 외환리스크 대응 및 외환시스템 개혁방향'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당 공관위원장을 지낸 정치학계 석학 임혁백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금융투자협회 서유석 회장를 비롯해 범야권 내 경제 정책에 관여하고 있는 주요 인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기획재정위원회의 김태년, 오기형, 김영진, 안도걸, 임광현, 김영환, 차규근 의원이 참여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홍기원 의원, 국회운영위원회 소속 이병진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향엽 의원 등 국회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태년 의원은 "12.3 내란사태로 국가의 대응역량이 약화되어있다"면서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시장 활성화하는 방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균형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주최한 오기형 의원은 "한국은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보여주고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 문제는 담담히 해소될 것"이라면서 "다음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복원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최와 좌장을 맡은 안도걸 의원은 "정부의 사전통제나 외환보유고 조정으로는 환율 안정에 한계가 있었지만, 국민연금의 외환스왑과 환헤지가 환율안정에 미친 영향이 시사점이 크다"면서 "외환 시장 참여자의 다변화를 위해 사전통제 방식에서 자율규제 방식으로, 위기대응 방식에서 거시건전성 제고 방식으로의 외환시스템 기조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환시스템 규제를 완화해 관련 금융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0년대 이후 외화유동성이 풍부하게 축적됐지만, 현 시스템은 환율 변동성 완화만 과도하게 쫓아 대외 건전성에 큰 실익은 없고 국민 불편과 비효율성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1990년대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때문에 원화 환율이 상승할 때마다 국민들이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편 우리 외환 시스템의 위기 대응 능력은 과거보다 획기적으로 좋아졌지만, 시장경제 활성화와 금융 선진화 등 목표의 달성은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현 시스템은 자본거래 신고제와 외환업무의 은행 중심주의 등 보수적 거래 관행을 강조하는데 이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 발전이 지체되고 역외 시장은 기형적으로 발전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한국 원화가 국제통화로 자리매김 못 하고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외화가 부족해 위기를 겪던 예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국가 외화보유액이 넉넉한 데다 국민연금 같은 기관 투자자 외에도 개인투자자(서학개미)가 미국 등 해외 주식에 대거 투자해 대외금융자산이 대외금융부채보다 많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오종욱 JP모건 서울지점 대표는 "한국 외환시장의 낮은 유동성과 거래 제한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저하되었다"면서 "외환시장 접근성을 강화하여 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외환법과 시스템이 보수적으로 운영되며 글로벌 금융시장과 괴리가 발생해왔다"고 짚었다.
김정은 크레디 아그리콜 서울 자본시장대표는 "원화가 글로벌 통화로서의 영향력이 낮지만, 아시아 내 원화 결제 통화로의 활용을 확대할 '원화 국제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외환 거래 절차의 복잡성과 규제 강화로 인한 비효율성 문제를 짚었다.
김진억 금융투자협회 상무는 "원화는 외환시장의 협소한 규모와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면서 "외환시장에서 다양한 시장참여자가 참여해 시장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황준호 국민연금 부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성이 높을수록 해외자산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한다"면서 "국민연금의 환헤지 정책의 경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연금의 운용목적에 준한 위험관리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의 마무리를 맡은 양석준 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은 "'원화 국제화'가 부진하며, 외환 리스크를 지나치게 통제하면서 신흥국 정책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외환보유액 의존에서 벗어나 구조적 개혁을 통해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원화의 결제 통화 위상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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