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 시장은 시의회와의 대립 속에서도 “법적 절차를 따랐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 수장의 역할은 법적 정당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시정을 원활하게 운영하고 시민들의 신뢰를 얻는 데 있다. 그는 시의회와의 협의를 회피하고, 비판을 ‘정치적 공격’으로 몰아가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의회의 긴급현안질문 출석 요청에 대해, 연초에 계획된 휴가를 이유로 대리 출석을 선택한 점은 시민들에게 무책임한 행보로 비쳐지고 있다. 한 시민은 “시장은 위기 때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은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GH 이전 문제 역시 그의 정치적 리더십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였다. 경기도가 협의 없이 GH 이전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백 시장은 강경한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강하게 반발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그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법을 제시하기보다 감정적인 대응을 앞세우며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강한 발언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대안을 마련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백 시장이 시민과의 소통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과 절차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그의 기자회견에서도 핵심적인 질문에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반복하고, 구체적인 해명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방식이 계속된다면 시정 운영의 혼란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시민들은 더 이상 시장의 말을 믿지 않게 될 것이다.
정치인은 단순히 법과 절차를 따르는 관리자가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시민을 설득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그러나 현재 백경현 시장이 보여주는 모습은 책임지는 지도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처럼 ‘마이웨이’식 행정을 고수한다면, 시민들의 신뢰는 더 깊이 무너질 것이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