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컨벤션 전문성 무시한 코드 인사…시민에 대한 모욕”

고양시민회는 1일 발표한 성명에서 “킨텍스가 3월 31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동환 고양시장의 선거캠프 회계 담당을 맡았던 엄모 씨를 감사로 선임했다”며 “이 씨는 이동환 시장과의 개인적 인연 외에 전시·컨벤션 분야 전문성이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엄 씨는 고양시의회 임모 시의원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킨텍스 감사는 연봉 약 1억 3,000만 원의 고위직으로, 법인의 재산과 경영 전반을 감사하고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하는 역할이다. 현재 킨텍스의 지분은 경기도, 고양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각각 33.3%씩 나눠 보유하고 있다.
시민회는 성명을 통해 “경기도, 고양시, 코트라 등 공공 출자기관이 마치 자리를 나눠 갖듯 무책임한 인사를 단행한 것은 공공기관의 윤리를 훼손하고, 시민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장 본인이 시정연설에서 ‘글로벌 문화교류 중심지로서의 고양’을 강조했지만, 정작 킨텍스라는 핵심기관의 감사 자리를 비전문가로 채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고양시민회는 특히 감사 선임과 관련된 지원자 현황 및 심사 기준 및 절차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며, “정당한 경쟁을 통한 공개모집이 이뤄졌는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 가지 요구안을 통해 입장을 명확히 했다. ▲킨텍스는 감사 선임 과정의 세부 절차를 공개할 것 ▲신임 감사는 고양시장과의 친분 외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자진 사퇴할 것 ▲고양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하고, 공정하고 전문성 있는 인사를 다시 추천할 것
시민회는 성명 말미에서 “지역 자원이 제한된 고양시에서 킨텍스는 중요한 경제 플랫폼임에도, 정실 인사로 위상이 훼손되고 있다”며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를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고양시는 아직 해당 인사와 관련한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부의 반발이 확산될 경우, 후폭풍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