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한혜영기자] 쿠바 국민들은 지난해 12월 19일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수입제한 철폐에 대해 큰 기쁨도 잠시, 실망과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신규 수입자동차 및 중고차의 가격이 상상 이상으로 높기 때문이다.
쿠바의 500만 노동자들 중 약 80%는 월 평균 급여 20달러(약 2만 1100원)인데 반해, 푸조의 SUV 4008(Peugeot 4008)의 가격은 유럽의 5배에 해당하는 23만 9500달러(한화 2억 526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푸조 508모델은 26만 2000달러(한화 2억 7641만 원), 푸조의 2013년 모델은 9만 1000달러(한화 9600만 원)에 달한다.
또한 중고차의 경우에도 한국의 2010년형 현대 소나타(Hyundai Sonata)는 6만 달러(한화 6330만 원), 2010년형 폭스바겐 파사트(Volkswagen Passat)의 가격은 6만 7500달러(한화 7121만 원), 도요타자동차 코롤라(Toyota Corolla)는 4만 달러(한화 4220만 원), 2005년형 르노(Renault)는 2만 5000달러(한화 2637만 원)로 매우 높은 편이다.
50년 전에 도입된 자동차 수입제한 조치가 철폐되었지만, 자동차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쿠바의 벼락부자나 외교관 등 일부 특수 계층만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개인사업자, 운송업자, 건설업자 등 정작 자동차가 필요한 사람들은 구매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업들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으며, 이들의 사업활동 축소로 인해 쿠바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자유화 조치의 일환으로 추진한 자동차 수입제한 철폐가 오히려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