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훈민정음에서 나타내는 '듕귁'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분명 지금의 '중국'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흔히 중국(中國)을 1911년 신해혁명과 더불어 탄생한 중화민국(中華民國)의 약자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 이전의 나라에서 중국을 찾을 수 있을까? 현재의 중국 바로 이전의 왕국은 ‘청(淸‧Qing)’이다. 그 이전은 명(明), 송(宋), 원(元), 금(金) 등 수많은 왕조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왕조에도 중국이라는 국호를 가진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훈민정음의 중국은 국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경(詩經)’과 ‘예기(禮記)’에 쓰인 중국은 두 가지 의미를 나타낸다. 하나는 수도라는 의미이고, 또 하나는 한족(漢族)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한족이 세운 국가라는 의미다. 당시 한족의 활동 범위가 황허 중류 일대였으며, 동이(東夷)·서융(西戎)·남만(南蠻)·북적(北狄) 등 네 종족이 살던 중앙에 위치했기 때문에 중국이라고 부른 것이다.
국명을 나타내는 고유명사의 ‘중국’은 1911년 쑨원의 신해혁명과 더불어 탄생한 중화민국(中華民國) 이후부터였으며, 현재 중국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이고 영문 표기는 People's Republic of China(PRC)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