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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프리카산 캇, 마약일까 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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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프리카산 캇, 마약일까 차일까?

식량안보를 위한 곡물의 생산만큼 음지에서 같이 성장해온 작물이 바로 마약이다. 이러한 마약 중에서도 국가마다 성행하고 있으면서 기호품처럼 교역되는 마약 중 하나가 바로 캇(Khat)이다.

캇이란 동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의 열대에 자생하는 마약으로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 농장에서 함께 재배되기도 한다. 학명으로는 Chata edulis이며 나무 잎 속에는 Chatinone이라고 하는 마약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실제 농민들이 마약인 줄도 모른 채, 유통 및 음용에 문제가 없는 허브 작물로 인지하고 재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산과 들에 흔히 있는 자생하는 수목처럼 보이며 아프리카와 아라비안반도에서 폭넓게 애용되는 차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식약청(FDA)은 정확히 마약성분이 포함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어 마약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2013년 미국 휴스턴에서는 1온스(약 28g)에 25~35달러(약 2만5600원~3만원)에 유통 및 판매됐다. 소비자들은 담배처럼 복용하거나, 차로 마시며 심지어 음식 위에 뿌려 먹기도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손님 대접용으로 이 캇을 사용해 마약의 공식적(?) 유통이 허용된 것처럼 쓰인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신종 아프리카산 마약’이라는 명칭 하에 유통 자체를 불법으로 보고 단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지역도 이 캇의 진입에 긴장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는 이미 금지령을 내렸다.

판매업자들 사이에서는 애비시니안 티(Abyssinian Tea), 아프리칸 샐러드(African Salad), 부시맨 티(Bushman’s Tea), 캣(Chat), 갯(Gat), 소말리 티(Somali Tea), 츄잉(Chewing), 채팅(chatting) 등 40여개의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증상으로는 시중에 유행하는 메스암페타민이나 코카인, 크랙 등과 같은 환각증상을 낸다. 과대망상, 폭력, 자살, 우울증, 편집증 등과 같은 증상도 나타난다.

가장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소말리아다. 10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이 캇을 주머니에 넣고 길가는 사람들에게 판매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말리아 껌’으로도 통하는 이 캇을 씹어먹는 빈곤층들도 많으며 일반 작물의 재배보다 수익성도 좋기 때문에 근절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게다가 소말리아에서는 어린이들과 청소년층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캇에 중독된 사람들이 매우 많다.

소말리아를 비롯한 인접 에티오피아와 자부티, 그리고 예멘까지 포함해 총 4개국에서는 캇의 유통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들 국가만이 캇의 유통, 생산, 소비를 합법화 했기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 유럽 등의 국가를 제외한 동아시아나 오세아니아 지역의 국가들 중 캇에 대한 마약 등록이나 유통에 대한 규제나 법안이 없다면 어느새 암시장을 통해, 또는 공식적 기호품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동아시아권 중 중국의 경우 차와 형태가 비슷해 세관에서 검열이 어렵다보니 국제택배를 이용해 다량 유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캇을 마약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고 있어 이미 국내에 상당수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프리카산 차의 형태로 판매될 경우에 단속이 어렵다.

(캇, wikipedia)

/윤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