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현지시각) 르윈스키는 미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포브스 주최 '언더 서티 서밋'에 참석해 20, 30대 청중들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르윈스키가 대중 앞에 나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날 강연 내용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후회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의 르윈스키는 "대학을 갓 나온 22살의 나이에 당시 또래보다 좀 더 낭만적이었던 나는 상사와 20대의 방식으로 사랑에 빠졌지만 그 상사가 대통령이었다"며 "지금은 많은 이유로 그때의 일을 깊이 후회한다. 사람들이 상처받기 때문일 뿐 아니라 전혀 옳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관계를 지속해 온 2년여에 대해 "그때는 그게 전부였고 좋았다"며 "그런데 그 사실이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사생활이 존중되는 한 개인에서 공개적으로 완전히 망신을 당하고 파괴된 사람이 됐다"고 회고했다.
또 "당시 다양한 방식으로 협박을 많이 받았다"면서 "(검찰로부터) 사실관계를 부인하면 감옥에서 최고 27년을 살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았고, 협조하지 않으면 내 어머니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을 2년여 앞둔 미묘한 시점에 등장한 르윈스키에 대해 미 정치권, 특히 민주당의 시각은 곱지 않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르윈스키의 등장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화당 일각에서는 '힐러리 바람'을 잠재우는 데 르윈스키를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잠룡 중 한 명인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과 르윈스키의 성추문 사건을 거론했다.
미국 정가 소식통은 "르윈스키 사건은 분명히 대권 도전에 나서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는 좋지 않은 소재이다"라며 "하지만 공화당이 정치 공학적으로 활용하면 역풍도 불 수 있어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