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매체인 우메이그룹(物美集团)과 영국 킹피셔그룹(Kingfisher Group)의 자회사이며 글로벌 3위의 가정 장식품 유통업체인 B&Q(百安居)가 주식인수 협의에 서명했다.
B&Q는 1999년 야심차게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나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로 최대의 경영난에 직면했다. 이후 5년을 버텨왔으나 더 이상은 무리라고 판단해 최근 중국 사업 분야를 축소하고 있었으며 향후 중국 시장 업무에서 고난을 함께 짊어질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결국 우메이그룹이 킹피셔와 함께하기로 결정했으며 킹피셔는 B&Q 중국법인의 주식 70%를 1억4000만 파운드(약 2398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외국 소매 기업이 중국시장에서 ‘백기’를 든 것이 킹피셔가 처음은 아니다. Metro AG와 폭스콘이 제휴해 설립한 ‘완더청(万得城)’은 2010년 11월 상하이에 1호점을 개설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지난해 3월 부진을 면치 못해 철수를 결정했다. 8월에는 영국 최대의 유통업체 테스코 또한 중국시장에서 물러섰다. 이 외에도 월마트와 카르푸 등 대형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점포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롯데마트 역시 목표치를 대폭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성장 둔화는 곧 소비감소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중국 시장의 경쟁은 더욱 격렬해 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매장 수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닌 로컬 기업들을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또한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쇼핑성장과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 증가도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철수에 한몫을 했다.
반면 외국계 유통기업들이 배고픈 시련을 겪고 있는 동안 중국의 로컬 기업들은 점점 몸을 불리며 확장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소매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로컬 기업들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외국계 기업들이 떠나간 자리를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었다.
한편 중국 체인스토어&프랜차이즈 협회에서 발표한 ‘중국 소매체인 경영상황 분석보고서 2013~2014’에 따르면 2013년 중국 100대 소매업체의 매출 총액은 2조 위안(약 354조6200억원)을 겨우 넘어섰으며 성장률은 9.9%로 한자리대로 추락했다. 또한 이들 업체의 사회소비재 소매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10.8%에서 8.7%로 하락했다.
향후 쇼핑시장의 대세는 인터넷이며 그중 모바일이 시장을 지배할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와 동시에 기존 방식의 소매유통 시장은 더욱 축소될 것이며 이익을 내지 못하는 영업점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난도 더욱 심각하게 늘어나 막대한 손실을 기록해 중국 시장철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이코노믹 정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