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산 선포 외에도 새로운 자구책 모색
저장성 닝보(寧波)시의 랜디슨 플라자 호텔(Landison Plaza Hotel)은 최근 파산을 선포하고 재편에 들어갔다. 시진핑의 반부패 및 사치척결 캠페인의 직격탄을 맞은 최초의 5성급 호텔이다.
허난(河南)성의 한 호텔 영업부장은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호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원래 비즈니스와 회의 접대를 위주로 했던 업무를 민간 휴양시설 활용 등 대중소비 중심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국유기업이나 정부관서가 연말이면 결산총회·표창회 등을 개최했는데, 최근 모임을 열겠다는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영업 만회를 위해 5성급을 4성급으로 내린 호텔도 많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5성급 호텔은 급을 낮추는 외에도 인원을 삭감하고 있다. 지린성 창춘(長春)의 일부 호텔은 임시직원 감원을 시작했고 푸젠성의 한 호텔은 비용 절감을 위해 견습 직원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기타 식비 단가 인하를 위한 원자재 구매비용 절감, 에너지 절약 설비 도입, 직원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한 '534조치'(3인이 5인의 일을 하고 4인의 임금을 수령) 등 경비지출 감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반부패가 도화선이 되었지만, 과도한 투자가 원인
과거 비즈니스계나 관가에서 고급 식당을 선호하자 시장 수요에 맞지 않는 호텔 증가 붐이 이뤄졌는데, 시진핑 정부가 2012년 형식·관료·향락주의 및 사치풍조 척결 등 '반4풍'(反四風)과 접대 간소화, 근검절약 등 '8개항 규정'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호텔업계의 거품을 거둬버렸다.
정부관서의 공금 소비가 대폭 감소되었고 1인당 소비기준이 하락된 데다, 민영기업의 공무원 초청 횟수도 줄어들면서 정부 소비를 주요 수입원으로 했던 고급 호텔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저장성 항저우(杭州)의 한 5성급 호텔의 경우, 2010년 정부관서의 회의수입이 영업수입의 절반을 넘었는데, 지난해는 30% 이하로 떨어졌다. 항저우의 한 4성급 호텔은 정부관서 회의 시, 1인당 식비가 2012년의 150위안(약 2만6000원)에서 80위안(약 1만4000원)으로 삭감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5성급 호텔이 한파를 맞이한 또 하나의 원인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과거 10여 년 동안 부동산업체와 정부가 호텔업에 과도하게 투자한 것이 시장의 공급과잉을 부른 막후 원흉이라는 이야기다.
5성급 호텔이 줄줄이 가격을 인하하는 것도 서비스품질을 저하시킬 것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맹목적인 고급호텔 건설 속도를 줄여야만 점차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진단한다.
중국의 호텔업계가 향후 2~3년간 조정기간을 거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이코노믹 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