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삶은 족발 찬물에 식혀 양념 곁들인 요리

바이(白云)는 지역을 나타내며 주쇼우(猪手)는 뜻 그대로 '돼지의 발' 즉 족발을 의미한다. 오랜 옛날 광저우 백운산에 암자가 하나 있었는데, 하루는 주지스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절에 남아 있던 젊은 중이 족발을 하나 구해 절 앞 계곡에서 삶아먹으려고 했다.
알맞게 익어 시식하려던 순간 저 멀리서 주지스님이 돌아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젊은 중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삶은 족발을 황급히 계곡물 속으로 숨겨 다행히 주지스님으로부터 발각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를 몰래 지켜보던 나무꾼이 삶은 족발을 슬쩍 꺼내어 집으로 가져가 양념을 발라 먹으니 느끼함도 없고 맛이 일품이었다. 적당히 삶아진 족발이 찬물에 식혀지면서 맛있는 족발요리가 탄생한 것이다.
이것이 소문이 나면서 백운산의 족발 요리를 '바이윈주쇼우'라 부르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족발 요리와 거의 흡사하지만 족발 고유의 색을 살리고 약간의 양념만으로 뜨거운 물에 삶은 탓으로 모양과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