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패스트 패션의 생산 현장은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매우 심각하며 미래 환경에도 큰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유엔 유럽 경제위원회(UNECE)'가 직접 경고하고 나섰다.
게다가 특정 업계로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패션 업계다. 면 셔츠 한 벌을 생산하는데 무려 약 2700ℓ의 물이 필요해 이 때문에 수질 오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가 알게예로바(Olga Algayerova) UNECE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패션 업계의 고객은 수십 년 전과 비교해 많은 의류를 구입하지만, 사용기간은 이전에 비해 절반 정도에 그치는 경향이 있고 의류 수명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패션 업계는 기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싼 옷을 단기간에 교체해야 한다"는 패션의 전환 요구에 이어는 중국 등 국가에서도 패스트 패션에 대한 전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향후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UNECE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중산층 인구는 2015년 30억명에서 2030년에는 54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중산층의 패스트 패션 수요는 더욱 높아져 2050년에 이르러 의류에 사용하는 천연자원의 소비는 2000년에 비해 3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된다.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자원의 사용뿐만 아니라 의류 업계가 의류 생산에 사용하는 에너지와 면화 재배를 위해 사용하는 살충제, 염색 및 가공에 필요한 화학물질 등의 증가로 인해 전 세계 오염이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다.
'기후사업재단(ClimateWorks Foundation)'과 세계적인 환경 평가 수행 기관인 '콴티스(Quantis International)'의 보고서에도 2018년 현재 의류 업계와 신발 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이 전체의 8% 정도로 나타났다. 의류 생산 방법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2030년에는 배출량이 지구 전체의 49%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다.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의 린다 그리어(Linda Greer)는 "보고서에 제시된 숫자는 소매 업체나 패션 브랜드, 고객 등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로 작용해 환경 피해를 막기 위한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