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UAE의 수도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경제적 폭풍이 올 수 있다면서 각국 정부는 그 기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만큼 사태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라가르드 총재는 글로벌 경제 폭풍의 근거로 '4대 먹구름'을 거론했다.
구름이 너무 많으면 한 번의 번개만으로도 스톰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지적한 4대 먹구름은 무역전쟁, 금융긴축, 브렉시트 그리고 중국리스크 등이다.
스톰은 폭풍이란 뜻의 기상 용어다. 그중에서도 특히 퍼펙트 스톰이 무섭다.
기상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위력이 별로 크지 않은 태풍 등이 특이한 자연현상과 맞부딪치게 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닌 재해로 발전하는 현상을 주목해왔다.
이 현상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명명한 것은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였던 세바스찬 융거였다.
융거는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를 바탕으로 ‘퍼펙트 스톰'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융거는 당시 허리케인 그레이스와 다른 두 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해 유례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 이를 퍼펙트 스톰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후 웹스터 영어 사전은 ‘Perfect storm’을 “Critical or disastrous situation created by a concurrence of small factors” 로 정의하고잇다.
우리말로 바꾸면 여러 작은 요소들의 결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재앙적 상황이다. .
퍼펙트 스톰을 경제학의 세계로 끌어온 인물은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다.
뉴욕대 루비니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 그리고 중국의 경착륙 등이 잇달아 발생하자 그 세 가지 요인들이 하나로 묶이면서 2013년에 퍼펙트 스톰이 세계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예측한 적도 있다.
이 예언으로 루비는 박사는 미국 뉴욕증시 월가에서 닥터 둠(Doctor Doom) 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미래의 파국을 예언하는 박사라는 뜻이다.
2013년에 퍼펙트 스톰이 오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닥터 둠의 예언이 틀렸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루비니 교수는 스톰이 오지않은 것은 자신의 예언을 귀담아 듣고 세계 각국이 이미 대비한 덕분에 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퍼텍트 스톰 경제는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전대미문의 것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검은 백조’라는 뜻의 ‘블랙스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김대호 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